선법회 여는 고준환 경기대 명예교수

인사동 음식점에서 만난 한 노(老) 교수의 얼굴은 창백했다. 신장암과 폐암 투병생활을 거친 터라 머리카락도 듬성듬성했지만 그 눈빛만큼은 형형했다. 고준환 경기대 명예교수가 3월 5일 마포 다보빌딩 2층 명상실에서 목요선법회를 시작한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1시간가량 깨달음의 길을 돕는 선교(禪敎) 강연이다.

2014년부터 암투병 생활
간절함으로 견성 체험해
3월 5일부터 매주木 강연

고 교수는 2014년 신장암과 전이된 폐암으로 인해 최근 생사의 고비를 넘겼다. 2011년 본각선교원을 개원해 불교 대중화를 발원한 것도 잠시, 지방 휴양처를 찾아 요양을 겸한 수행생활에 매진했다. 지난해 건강이 조금 좋아져 다시 집으로 돌아온 고 교수는 40여 년 전 학창시절 익히 보았던 책들을 다시 펼쳤다. 반야심경, 금강경, 화엄경 등 경전과 함께 마조어록과 선어록을 보는 순간 몸과 마음이 하나로 꿰뚫림을 느꼈다.

“해오(解悟)를 넘어 기쁨이 샘솟고 행복으로 가득 차는 경지를 체험했습니다. 모든 불교의 사상과 실천행이 하나로 일통되고 기쁘기 그지없었습니다. 이런 과정과 내용을 선법회를 열어 전하고자 합니다.”

선법회는 고 교수가 수십 년 전 발원한 선원 건립의 일환이기도 하다. 그는 교수불자연합회 초대회장을 지낼 당시 교불련 선원을 건립하기로 서원했다. 고 교수는 “현 회장과 교불련 선원 건립을 재추진키로 했으며, 준비단계로 장소를 빌려 선법회를 열어 교수불자들의 수행을 독려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가 진행하는 강연은 선과 교 양쪽으로 진행된다. 교학으로는 반야심경과 금강경, 법화경, 화엄경에 유마경과 승만경 등의 요지를 전하고, 선어록은 달마어록, 육조단경, 마조어록, 백장어록, 황벽어록, 임제어록, 벽암록을 통해 선의 중요한 내용과 고 교수가 직접 선원을 찾아다니며 법거량한 체험담을 전한다.

고 교수는 “경전과 선어록의 선교일치를 주 방편으로 선은 기본적으로 여래선 수식선, 수식관법을 하게 하고, 문답을 통해 조사선에서 전하는 직지인심 견성성불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이어 “깨달음은 각자 하는 것이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1시간 강연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 질의응답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끝으로 간절함을 강조했다. 생사의 고비를 넘으며 느낀 그 간절함만큼 깨달음에 대한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50년간 불교를 공부해도 늦게 깨달음이 온 것은 제가 게으른 것도 있겠지만 ‘목숨 걸고 정진하겠다’는 간절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느낀 문제점이 다른 수행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 교수는 현재 건강이 썩 좋지만은 않다. 절제술을 받은 지 5년이 넘었지만 병원서 CT를 찍으며 예후를 관리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강연은 불교계 노장이 평생을 걸고 정진한 결과를 회향하는 자리다.

 

*고준환 교수 측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하여 강좌가 연기 되었음을 알려왔습니다. 강좌에 관심 있으신 분은 아래 연락처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010-4212-7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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