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가 단절된 채 속절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북미 간 대화의 문은 닫지 않았다고 평가했지만 현재까지 이를 낙관적으로 바라볼만한 근거는 부족하다. 최근 한국불교계와 북한불교계가 주고받은 새해 서신 내용만 살펴보더라도 분명 북한은 외부와의 대화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은 지난 1일 조계종과 천태종에 각각 새해를 축하하는 서신을 보냈다. 조불련은 서신에서 법우들의 법체건강과 불은 충만을 기원했다. 지난해와 2년 전만 해도 우리 민족’ ‘용맹정진’ ‘민족의 화해와 단합’ ‘불교도들의 연대라는 표현을 쓴 조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계종이 새롭게 꺼내든 대북교류 카드는 단연 눈에 띈다. 그동안 한국불교계가 먼저 사업을 제안하고 그에 대한 북측의 답변을 오매불망 기다렸다면, 이번에는 북측이 관심 가질 수밖에 없는 북한사찰 문화재를 교류 테이블에 올린 것이다.

조계종의 카드 평양 법운암 칠성각 치성광여래도는 조계종이 20181월 일본 경매에서 환수한 북한사찰 문화재다. 어떤 연유로 칠성도가 일본까지 흘러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1935년 여러 보살의 시주로 화승 예운당 상규 스님이 그린 걸작이다. 특히 현재까지 알려진 예운 스님의 마지막 작품인 표충사 삼세불회도보다 5년 뒤에 조성된 것으로 가치가 높다.

금강산 신계사 복원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으로 북한불교계와 교류해온 조계종이 북한사찰 문화재를 활용해 단절된 남북교류의 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리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