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박종수 본지 사장 상월선원 ‘대중 무문관’ 체험기
[신년특집] 박종수 본지 사장 상월선원 ‘대중 무문관’ 체험기
  • 현불뉴스
  • 승인 2019.12.3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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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 원만회향” 14시간 화두정진

구랍 22~23일 무문관 입방 정진
얼음 같은 냉기로 수행에 어려움
가부좌 힘들어… 체험 후 근육통
9명 스님 정진 어려움 간접 체험
“위대한 정진에 함께 해서 감사”
박종수 본지 사장은 구랍 22일부터 23일까지 1박 2일동안 위례천막결사 상월선원 체험관에서 무문관 정진 체험을 했다. 사진= 박재완 기자
박종수 본지 사장은 구랍 22일부터 23일까지 1박 2일동안 위례천막결사 상월선원 체험관에서 무문관 정진 체험을 했다. 사진= 박재완 기자

당나라 고승 동산 양개(洞山良价, 807~869)에게 한 제자가 찾아와서 물었다.

“매우 춥거나 너무 더우면 이를 어떻게 피해야 합니까?”
“추위와 더위가 없는 곳으로 가면 되지 않겠느냐!”

제자는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가 추위와 더위가 없는 곳입니까?”
이에 동산 양개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추우면 얼려 죽이고, 더우면 쩌서 죽이는 곳이다.”

〈벽암록〉에 수록된 동산 양개의 어록으로, 이는 ‘추위와 더위를 피하려면 도리어 추위와 더위 속으로 들어가라’는 선사의 경책이다. 수행 정진에 있어서 ‘추위와 더위는 신경 쓸 것이 아니라’는 꾸짖음이라고 생각된다.

동산 양개 선사의 어록이 떠올랐지만, 위례천막결사 상월선원 한 켠에 마련된 체험관인 ‘대중 무문관’은 말 그대로 ‘얼음창고’같이 추웠다. 한밤의 온도계는 영하 4℃를 가리켰지만, 실제 몸에 스미는 냉기는 더 춥게 느껴졌다.

필자가 상월선원 체험관에 방부를 들인 것은 구랍 22일부터 23일까지 1박 2일간으로, 정진 도반으로는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가 함께 했다.

오전 11시에 도착해 상월선원 천막법당에서 108배와 예불을 하며 무문관 체험 정진의 시작을 부처님께 알렸다. 정오에 맞춰 체험관에 입방했다. ‘묵언’이 크게 쓰여진 표식이 목에 걸렸고, 핸드폰은 금고 안으로 수납·봉인됐다.

별좌 소임을 맡고 있는 효연 스님에게서 정진에 대한 수칙을 들었다. 정진 스케줄은 생각보다 빡빡했다. 입방 이후 오후 6시까지 50분 정진, 10분 포행을 이어가며, 저녁 예불 후에도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4시간 동안 참선 정진을 한다. 오후 11시 울력을 한 이후에는 각자 자율정진을 진행한다.
체험관의 기상 시간은 오전 4시이며, 5시 새벽예불 후 회향 시간인 10시까지 참선 정진이 이뤄진다. 예불, 자율정진 등을 제외하면 오롯이 참선 정진하는 시간만 14시간이다. 목에 걸린 표식처럼 입방 후 회향까지는 묵언을 지켜야 하며, 도반과의 대화는 체험관에 마련된 노트와 필기구를 통해 필담으로만 나눌 수 있다.

상월선원 체험관에 붙여진 정진일정과 응급조치 요령.
상월선원 체험관에 붙여진 정진일정과 응급조치 요령.

사실, 한마음선원 신도로서 재가 안거에 여러 해 참여하며 3개월 간 매일 저녁 7~9시 2시간 동안 정진한 이력이 있어 무문관 체험 정진에 조금은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내 자신의 오만이었음을 곧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가부좌를 틀고 정진을 시작했지만, 도중에 반가부좌로 자세를 바꿨다. 가만히 앉아서 정진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부좌를 틀고 허리를 곧추 세워 참선을 하는 것이, 평소 사용하는 근육과는 다르다는 것을 당장 신체적으로도 알 수 있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정신만은 시간이 갈수록 한결 맑아졌다. 14시간 정진 내내 오로지 한마음, 한생각만으로 집중했다. 바로 “9분 스님들의 큰 서원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기원이자 회두였다.

정진 중 들려오는 법당 외호대중의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와 예불, 찬불가 등은 짧은 체험의 응원으로 다가왔다. 함께한 도반의 정진력도 많은 도움이 됐다.

단 하루만을 했을 뿐인데도 체험은 훈장 아닌 훈장을 여럿 남겼다. 가부좌와 반가부좌를 병행했던 무릎과 대퇴부는 걸음이 불편할 정도의 통증이 있고, 추위에 오래있어서 그런지 약간의 피부 발진이 생겼다.   

그래도 상월선원 체험관 ‘대중 무문관’에서의 정진은 내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지금도 정진하고 있는 9명의 스님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게 하는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몸에 스미는 냉기와 배고픔을 이겨내며 석달여 간의 정진을 이어가는 것이 소위 ‘목숨을 내놓고’ 하는 결기가 없으면 절대 불가능한 행위라는 것을 몸으로 알았다.

이제 나는 기대한다. 이 겨울의 끝자락, 안거를 마치고 나올 9명의 스님들이 어떤 가르침을 세상에 내보일지를. 또한, 상월선원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수행·신행의 문화가 한국불교와 한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조계종 前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한 9명 스님들의 위대한 정진에 잠시나마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했다. 앞으로도 한 달 조금 넘게 남은 안거 기간 동안 9명 스님들이 정진을 무탈·원만 회향할 것을 부처님 전에 기원하려고 한다. 스님들이 품은 큰 서원이 세상에 펼쳐지길 바란다.

재가 오피니언 리더 ‘대중 무문관’ 체험 소감

상월선원 체험관 대중무문관에 처음 입방한 불자 오피니언 리더들. 사진 왼쪽부터 임명배 前 한국에너지공단 상임감사, 윤성이 동국대 총장,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선상신 前 불교방송 사장.
상월선원 체험관 대중무문관에 처음 입방한 불자 오피니언 리더들. 사진 왼쪽부터 임명배 前 한국에너지공단 상임감사, 윤성이 동국대 총장,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선상신 前 불교방송 사장.

스스로 삶 돌아보는 계기- 윤성이 동국대 총장
춥고 참 수행법도 결가부좌 자세로 잘 만들지 못하는 불자의 순수한 무문관 체험 수행이었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한국불교 새 역사 창조의 일념으로 수행하시는 9명의 스님들의 정진의 일말이라도 동참할 수 있었고, 이는 제 생애의 가장 큰 기쁨이었습니다.   

‘동국대 발전’과 ‘나 자신의 업장’을 화두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했습니다. 무문관 안에서 1박 2일동안 14시간을 꼬박 정진하면서 제 스스로의 삶과 역사를 복기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매일 아침 108배를 하며 제 자신의 업장을 녹여볼 생각입니다.

천막결사로 불교 중흥을-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1박 2일간의 무문관 체험은 제 인생에서 가장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모처럼 일상에서 벗어나 한결 머리가 가벼워졌습니다. 또한 9명 스님들의 수행 정진이 얼마나 힘든 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체험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추위였습니다. 추위로 몸이 굳고 힘들면 108배를 하며 이겨냈습니다. 체험을 통해 정신만은 더욱 맑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상월선원에서 이뤄지는 위례천막결사로 한국불교가 중흥기를 맞을 수 있기를 서원하며, 우리 사회가 반목과 갈등을 벗어나 조화로운 사회가 되기를 염원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이 한국사회에 울려퍼지길 기원합니다.  

추위 이기기 위해 정진- 선상신 前 불교방송 사장
상월선원에서 수행 정진하는 9명의 스님들이 얼마나 열악하고 힘든 환경에서 수행하고 있는 절감하게 됐습니다. 수행처는 말 그대로 얼음창고와 같이 매서운 추위가 몰아닥치는 혹독한 환경이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집중수행을 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습니다.

정진 초기에는 번잡했던 마음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안정을 찾았는데 함께 수행하는 도반들의 정진력이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재가 외호대중의 기도도 수행을 지속하는 데 큰 힘이 됐습니다.

좋은 기회를 준 상월선원 관계자들께 감사드리며, 9명 스님들의 건강을 기원하고 원만회향을 서원합니다.


9명 스님께 귀의정례- 임명배 前 한국에너지공단 상임감사
혹한 속에 1박 2일간의 정진. 실내온도가 너무 낮아서 자율정진할 때 잠시 눈을 붙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내복 2벌을 껴입었지만 추위가 가시지는 않았습니다. 수행하며 수마(睡魔)가 가장 큰 적이라고 들었는데 이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50분 정진과 10분 포행을 하며 내면을 들여다보려 노력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저야 이를 악물고 하룻밤만 견디면 되었지만 앞으로 이어질 추위 속에 냉기가 몸에 쌓일 9명의 스님들을 생각하면 걱정만 가득해집니다. 추운 겨울 정진을 자청한 9명 스님들의 높고 깊은 뜻에 귀의정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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