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애로 살기와 알아차려 살기, ​​​​​​​삶은 구도의 과정
자애로 살기와 알아차려 살기, ​​​​​​​삶은 구도의 과정
  • 노덕현 기자
  • 승인 2019.11.29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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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쉼터를 가다’ ⑧ 삼청동 자애의집(자애통찰명상원)
심화명상 참여자들이 몸사랑명상을 하고 있다.

일상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의 명상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막상 어떻게 명상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기 마련. 명상 관련 서적을 봐도 도무지 이해가 어렵다. 용기를 내어 명상단체를 찾아가도 제대로 지도해줄 스승 찾기가 힘들다.

이런 현대인들의 갈음에 한줄기 시원한 감로수를 선사하는 도심 속 명상 수행처가 있다. 바로 자애통찰명상원이 위치한 서울 삼청동 ‘자애의 집’이다.

서울 삼청동은 아기자기하고 독특한 인테리어 등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카페, 음식점이 즐비한 곳이다. 삼청동의 한 켠에는 조용한 가정집이 있다. 인왕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을 옆으로 삼청동 골목의 깊숙한 곳까지 가면 ‘자애의 집’이란 팻말이 길손을 반긴다.

자애통찰명상원이 위치한 ‘자애의 집’은 입구부터 예쁘게 꾸며진 가정집이란 느낌을 많이 준다. 아름답게 꾸며진 소품과 들꽃들로 장식된 현관, 조용히 사색하기 좋아 보이는 흔들의자 등이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

마음의 평화 키우는 시간 제공해
한국명상 1세대 김재성 부부
삼청동 가정집 바꿔 명상처로

자연 어우러진 편안함 강조
사무량심, 사념처 수행 전해
8주 과정, 1000여 명 거쳐가

어린이·청소년 위한 과정개설
유튜브에 명상영상도 게재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만다라로 꾸며진 부처님상과 정갈한 장식 등 아늑한 분위기로 이미 명상을 시작한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꽃잎과 나뭇잎 등이 자연스럽게 놓인 좁은 계단을 올라 다락방으로 오르면 2~30여 명이 함께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이 곳은 초기불교를 전공하고, 1990년대부터 우리나라에 명상을 알려온 이른바 한국불교 명상 1세대로 꼽히는 김재성 능인불교대학원대학 교수와 천련화 전현자 보살이 함께 만든 수행공간이다.

11월 19일 기자가 찾은 ‘자애의집’에서는 자애통찰명상 심화과정이 한창이었다. 이 자리에는 10여 명의 사람들이 참여했는데 다양한 연령대의 이들이 눈에 많이 띄었고 직장인들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자애의집 전경

서로 내력을 모르는 이들이 함께 수행을 시작한 시각은 오후 7시. 저마다 저녁식사를 하고 자애의 집에 모여 앉아 있는 이들이 수행을 통해 어떤 마음 상태를 얻을 것인지를 잠시 생각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마음이 편안한 상태로 변해 있길 발원했다.

자애통찰로 초심자 마음 평화 이끌어

‘자애의 집’에 위치한 자애통찰명상원은 자애통찰명상이란 자애수행법과 위빠사나 수행법을 주요수행으로 함께 전하고 있다.

초기불교의 가르침은 ‘마음챙김’ 혹은 ‘알아차림’으로 통한다. 부처님이 전한 수많은 가르침은 바로 마음을 챙기는 마음공부법이다. 그 중 핵심은 결국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자신의 자애심을 다른 생명들에게도 함께 전하며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김재성 교수와 천련화 보살은 수행하는 이들의 마음 속 가장 선하면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발현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고 있었다. 기본적인 명상 수행과 함께 몸사랑 명상과 먹기 명상, 음악을 활용한 명상 등 현대화된 방법까지 동원하여 긍정적인 마음을 개발한다.

‘몸, 이 몸은 20년, 30년, 50년을 살아오고 있습니다. 삶을 함께해온 귀한 몸, 고마운 몸입니다. 사랑어린 감정이 느껴졌다면 그 감정을 온 몸 구석구석에 보내 보십시오.’

심화과정에 참여한 이들은 보통 기본수행과정을 거친 이들이기에 사무량심과 사념처 수행을 각자에 맞게 스스로 하지만 이번에는 초심자 과정에서 진행하는 ‘몸사랑 명상’을 기자를 위한 체험으로 20분 정도 수행했다.

다소 어둡게 조명을 낮추고 안내의 말처럼 누워 보았다. 삼청동의 조용한 바람 소리만이 들려오는 가운데 내 몸에 대한 집중이 시작됐다. 자신의 몸을 살펴보며 천련화 보살이 안내하는 대로 구석구석에 자애심을 보내자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

이처럼 자애명상은 마음의 증오와 원한과 같은 감정을 다스리고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경험하게 한다. 일상생활에서 생기는 부정적 정서도 가라앉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의 평화를 기키는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

천련화 보살이 명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명상 수행에 참여한 이상준 씨는 증권사에서 일하는 이른바 ‘증권맨’이다. 이 씨는 “보통 금융업 종사자들은 감정에 휩싸이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기에 불교에서 말하는 평정심의 상태에서 판단해야 성공한다고 한다. 명상은 평정심을 유지하고, 또한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으로 사안을 판단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마음의 변화에 대해 말했다.

자애심 발현 매순간 알아차림 강조

이러한 자애명상을 먼저 실습하고 나면 위빠사나를 진행하게 된다. 자애통찰명상원은 안정된 마음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관찰하게 됨이 위빠사나가 더 효과적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불교명상은 크게 사마타와 위빠사나로 나뉘는데 자애명상은 사마타 수행으로 하나의 대상에 깊은 마음의 집중을 얻게 한다. 사마타 수행은 마음이 모든 번뇌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나고 평온함을 느끼게 하며 여기서 많은 이들은 행복을 느낀다. 이를 바탕으로 위빠사나를 통해 이러한 몸과 마음의 현상이 끊임없이 변함을 통찰하게 한다. 사마타 수행과 위빠사나 수행이 서로 보완해가며 생활 속 마음챙김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자애통찰명상원 프로그램은 총 8주 과정으로 처음 4주간은 사마타 수행인 자애명상을 익히고, 나머지 4주간은 위빠사나 수행을 익힌다.

김재성 교수는 이에 대해 “위빠사나에는 원칙이 있다. 위빠사나의 원칙이란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경험은 그 무엇이든지 일어나는 바로 그 순간에, 있는 그대로 마음챙겨서(be mindful), 알아차리고(be aware), 관찰하는(observe) 것”이라며 “마음챙김을 지닐 때 위빠사나 지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날 취재로 인하여 발생하는 카메라 소리와 발자국 소리 등도 알아차림의 한 방편이 된다는 천련화 보살의 안내가 이어졌다. 조용하게 삼매에 빠진 이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 우려됐다. 이러한 마음이 일어난 순간의 알아차림이 다시 잠시 마음을 정돈시켰다.

2012년부터 1000여 명 거쳐가

자애통찰명상원은 한국에서 명상수행을 전해온 김재성 교수에 의해 2010년 7월 종로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됐다. 김재성 박사와 천련화 보살은 2012년 1월부터 삼청동 칠보사 인근의 2층 가정집을 고쳐 ‘자애의 집’을 개원했다.

‘자애의 집’은 다른 대규모 명상수행처와 다른 가정집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가 있다. 숙식은 할 수 없지만 이웃집에 수행하러 간다는 느낌으로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많은 예산을 들여 지은 거대한 명상마을이나 명상원과 달리 직접 가꾸고 생활 속에서 수행을 하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자애의집은 1층은 생활공간으로 일부 사용되는 듯 보였다. 김재성 교수 내외가 보는 불교관련 책들로 가득한 거실과 ‘해우소’라는 팻말이 앙증맞게 걸려있는 화장실이 있었다. 자신들이 사는 공간 한편을 다른 이들을 위한 명상수행처로 구성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무리 삼청동이지만 주택가 깊은 곳에 위치한 까닭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까 궁금증도 들었다. 주프로그램인 자기치유 과정은 지금까지 48기가 진행됐고, 매 기수당 10~20여 명이 참여해 지금까지 1000여 명이 거쳐갔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론과 실천, 현대화된 명상법 접합

자애통찰명상원을 이끄는 김재성 교수는 평소에 불교의 이론과 실천을 함께 닦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능인불교대학원대학에 재직하며 불교와 심리, 명상과 심리치료 등을 연구하고 지도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 불교를 접한 김 교수는 1991년 미얀마에서 수행을 하며 일종의 전환기를 맞았다. 서울대 대학원 석사논문을 초기불교에 대해 쓰며 미얀마 수행을 위해 양곤으로 간 김 교수는 우 빤디따 사야도의 지도를 받으며 3개월 우안거를 지냈다.

일본 유학 중이던 1995년부터 한국에서도 위빠사나 수행을 지도했으며, 2003년 우 자나카 사야도의 20일 집중수련 통역에서 자애명상에 근거한 위빠사나 지도를 접한 후 자애명상과 위빠사나를 함께 소개하게 됐다.

천련화 보살 또한 한국에서 간화선 수행을 하고 1990년대 미국에서 IMS와 고엥카센터 등 여러 명상센터서 MBSR전문가 과정을 통해 위빠사나와 자애명상을 익혀왔으며 미얀마 쉐우민센터 등에서 수행해 온 터라 자애통찰명상원 운영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의 현대적인 수행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과정을 개설하고 유튜브 등에도 명상관련 영상을 올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천련화 보살은 “몸사랑 명상과 먹기 명상, 때로는 음악이나 시, 그리고 동영상 등 명상의 이해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기본 과정에서 사용한다. 선치료 심리상담가로서 마음으로 인한 치유를 경험하고져함을 명상에 접목하는 부분이 기본과정에 넣은 부분이 있다”라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조용히 좌선이 한창일 무렵 자애의 집을 뒤돌아 나섰다. 저녁 늦은 시간에도 많은 이들이 찾는 수행열기를 경험하며 저절로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자애 명상

준비: 용서 구하기 용서 해주기

1. 자신에 대한 자애명상

‘내 자신이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괴로움과 슬픔에서 벗어나기를’

2. 모든 존재에 대한 자애명상

‘모든 존재들이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괴로움과 슬픔에서 벗어나기를’

3. 한정된 대상에 대한 자애명상

-고마운 사람, 존경하는 사람, 은혜를 입은 사람이나 집단

-사랑하는 사람

-중립적인 사람

-싫은 사람, 미워하는 사람

*한정된 대상을 향한 자애명상 시 죽은 사람을 제외하고 명상초보자는 이성을 향해 하지 않습니다.

마음챙김 명상

1. 앉기 명상(좌선)

호흡에 따른 복부 움직임을 대상으로 관찰, 몸과 마음의 경험을 그대로 알아차림

2. 걷기 명상

보통걸음을 한걸음 알아차림과 한걸음을 ‘듦’ ‘나아감’ ‘놓음’을 알아차림. 걸으려는 의도를 포함하여 일어나는 몸과 마음의 모든 경험을 알아차림.

3. 일상동작

일상의 모든 동작을 알아차림. 또는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몸과 마음의 모든 현상을 알아차림

4. 생각

일상생활 및 명상도중 일어나는 마음의 생각, 느낌,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림

심화 과정에서 마음챙김 명상을 전하는 천련화 보살의 모습.

부처님 만다라 등 독특한 불단이 눈길을 끈다.삼청동 골목에 자리한 자애의 집.

자애의집으로 가는 길 오른쪽에는 작은 냇가가 있다. 단풍이 어우러진 삼청동 골목을 보는 맛도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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