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봉사단 가피, 11월 25일 전기장판 교체 등 자비나눔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이 이날 물품을 전달받은 할머니에게 목도리를 걸어주고 있다.

서울 한파주의보가 내린 11월 25일,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을 비롯한 봉사자들이 손에는 쌀과 전기장판이 들려있었다. 사직동 골목길을 한참을 걸어 올라가자 넘어져 가는 기둥 사이로 작은 집이 보였다. 허리가 굽은 한 할머니를 따라 스님과 봉사자들을 직접 작은 단칸방에서 장판을 설치하고 격려했다. 추운 날씨였지만, 오가는 마음 속에 따뜻함이 가득했다.

서울 조계사와 조계사 신도들로 구성된 ‘행복나눔 가피봉사단’은 11월 25일 종로구 산하 17개동에서 차상위계층 및 법정급여자 110가구를 찾아 노후 전기장판을 교체하는 ‘2019 따뜻한 겨울나기’ 행사를 진행했다.

3~4명씩 조를 이룬 봉사단들의 손에는 저마다 전기장판과 함께 쌀과 방한용품 등이 들려있었다.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을 비롯한 봉사조가 향한 곳은 사직동의 한 쪽방촌. 지현 스님은 전기장판을 설치하고, 어르신의 목에 준비한 목도리를 걸어드렸다.

뜻밖의 선물을 전달받은 마oo(86세) 할머니는 “혼자 살아 바빠 조계사 근처 지나가기만 했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 스님이 와주셔서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쪽방촌에 함께 찾아온 김영의, 김진여심 부단장은 “사실 봉사를 하기 전에는 정말 어렵게 산다고 말만 들었지 직접 그 현실을 느끼기 어려웠다. 종로만 하더라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며 “작은 힘이나마 이분들이 겨울을 나고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함께 말했다.

조계사는 그동안 행복나눔 가피봉사단 회원 정기 후원금과, 가피봉사단 커피자판기 운영수익, 이웃돕기 바자회 등을 통해 기금을 모아왔다.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과 김문주 가피봉사단장(조계사 신도회 사무처장)이 전달받은 할머니에게 전기장판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올해 1월 종로구 쪽방촌과 다문화가정 등 1000개소에 설맞이 떡국떡 나눔을 시작으로 매월 2주째 일요일 찾아가는 의료봉사, 매월 1가구씩 집수리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장수어르신 효잔치와 문화재 지킴이 활동 등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은 “지난해 연탄 나눔을 비롯해 우리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번 전기장판 교체는 10년 넘은 오래된 전기장판을 많이 쓰시는데 화재, 화상 위험에도 노출됐다는 연락을 받으면서 시작됐다”며 “앞으로 이런 모금사업을 활성화 해서 더 많은 어려운 이웃들이 몸과 마음이 함께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조계사는 11월 28일 오전 10시 이날 봉사를 주관한 조계사 행복나눔가피봉사단과 함께 조계사 앞마당에서 ‘이웃과 함께 행복한 조계사 김장나눔전’을 개최한다. 이날 담근 김장김치 또한 다문화·한부모 가정, 독거어르신 등 사회 소외계층에게 전달된다.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과 행복나눔 가피봉사단 단원들이 전기장판과 쌀, 방한용품 등을 전달하고 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