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날엔 말리꽃 향기를 따라가라

재연 스님 지음/꼼지락 펴냄/1만 2천원

이 책은 고대 인도인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시 114편을 재연 스님과 시인 안도현이 번역하고 다듬어 냈다. 인간의 탄생과 노쇠, 질병과 죽음 등 숙명적인 부분부터 기쁨과 노여움, 슬픔, 즐거움 등 살면서 느끼는 다양한 정서를 다루며 ‘삶의 가치’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산스크리트 문학 ‘수바시따’ 번역
인도 구전시 114편 다듬어 소개
인간 탄생, 질병과 죽음 등 내용

짧은 글 속에는 재치와 익살, 조롱이 가득하며 거들먹거리는 자에게는 야유를, 미련하고 무지한 자에게는 냉소를, 가난한 이웃에게는 관심을, 지친 자에게는 위로를 바치는 문장이 번뜩거린다. 독자들은 이 책에 수록된 고대 인도인의 오래된 언어를 통해, 자신의 마음과 사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갠지스강이 흐르는 인도 대륙에 사는 사람들과 한반도의 한강가에 사는 사람들은 피부색이며 생활 풍습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간의 생로병사를 보는 시각과 감정의 움직임은 눈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인도 구전 산스크리트 문학의 한 장르인 ‘수바시따’를 번역한 것으로, 이 속에는 시대와 인종을 초월한 인간의 기쁨과 슬픔과 같은 보편적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산스크리트어 수바시따는 ‘잘 설해진’ ‘멋지게 쓴’ ‘기발하게 만들어낸’ 잠언을 뜻하는데, 이 가운데에는 고전문학 작품에 나오는 시와 저자 불명의 문학성 높은 걸작도 다수 포함돼 있다. 김주일 기자

▲저자 재연 스님은?

1953년 전북 김제서 태어나 19살에 선운사로 출가했다. 원광대 철학과 졸업 후 태국 왓 벤짜마보핏 사원서 초기불교 경전을 공부했으며, 인도 푸나대 산스크리트 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지리산 실상사 주지, 선운사 초기불교 승가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어른을 위한 동화 〈빼빼〉, 산문집 〈입산〉 〈방랑시작〉이 있고 〈티벳의 사랑과 마법〉 〈죽어라! 그대 죽기 전에〉 〈싯타르타의 길〉 〈사성제〉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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