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무주상 보시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것은 없다. 매달 불교계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의 사무국을 찾아 보시금을 주고 간 50대 남성이 화제가 되는 건 그래서다. 그는 소외된 이웃에 써 달라는 말만 남겼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이웃종교인이란 말도 들려온다. 아름다운동행에 들어보니 이 남성처럼 기부하는 익명의 자비보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동행의 후원계좌에도 연탄나눔아름다운동행으로 기부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해피빈을 통한 온라인 기부도 는다고 하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요즘 기부를 할 때면 보도자료를 돌리고 사진 찍어 신문에 내며 홍보에 열을 올리는 요즘 세태에서 이들의 모습은 기부란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모범을 보여준다.

이제 조금 있으면 연말이다. 초겨울의 추위는 성큼 다가왔다. 소외된 이웃에 대한 온정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는 계절이다. 기업인과 정치인의 기부 마케팅이 본격화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물론 이런 대형 기부가 있어야 소외된 이웃에게 실질적 도움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정()과 감동은 금액으로 결정되진 않는다.

상에 머물 바 없는 보시란, ‘가 베푼다는 생색이나 칭송에 대한 기대, 미래에 얻게 될 복덕과 같은 상()에 집착 없는 보시를 뜻한다. 받는 이의 행복과 감사가 줄 자기만족에 대한 기대 또한 버려야 함이 물론이다.

연말을 앞두고 선의에 얽매이지 않는 무주상보시가 우리 사회에 보다 많이 퍼지길 기대한다. 나부터 내 주머니에서 조금 덜어 이웃과 나누는 익명의 자비보시행에 동참한다면 우리 세상은 보다 따뜻해지지 않을까.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