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호스피스 ‘10돌’ 성과와 과제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협회장 능행)가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불교계 대표 호스피스 단체의 10년을 맞아 불교호스피스 과제인 불자인식 고양을 위한 범불교적인 동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는 2009년 10월 11일 호스피스라는 명칭 자체가 생소한 당시 조계종 포교원장을 당연직 총재로 한 포교원 산하단체로 시작됐다. 이때만 해도 불교계는 일부 의식있는 스님들과 봉사자들이 삼삼오오 호스피스 활동을 하는 수준이었다.

2009년 10월 11일 첫 발
불교호스피스 전문화 효시
7개 지부, 교육체계 갖춰
전문병원 운영 등 토대 완성

10월 25일 10주년 기념식
아직 부족한 호스피스인식
10년 행사 인식개선 목표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는 기존 호스피스 활동가 스님들과 봉사자들을 모아 협력체를 구성했으며 2010년 보건복지부 사단법인으로 등록, 정식 단체로 모습을 갖췄다. 이 해부터 불교호스피스 만남의 날을 열고, ‘The아름다운사람’ 포상을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는 10년간 호스피스지도자 연수교육을 비롯해 봉사자 교육을 진행하고 학술세미나와 불교임종의식 및 임상연구 등 연구사업도 병행했다.

특히 활동가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 서울·경기, 부산, 광주·전남, 대구·경북, 울산·경남 등 전국에 총 7개 지부를 갖추고 600여 회원을 둔 것은 큰 성과로 꼽힌다.

실질적인 불교호스피스 활동 터전 마련에서도 2014년 불교계 최초 호스피스 전문병원인 울산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을 개원하고, 각 병원에서 호스피스 팀을 파견해 불교호스피스의 토대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를 활약에 최근에는 불교여성개발원 등 다양한 불교계 단체에서 불교호스피스 교육과 봉사자 양성 등에 나서고 있다. 동국대 일산병원과 연꽃마을에서 불교호스피스병동을 갖추는 등 호스피스 전문화도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호스피스 활성화에도 미흡한 부분은 남아있다. 아직까지도 부족한 불교계의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이다. 호스피스가 기존치료의 중단이고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잘못된 인식과 그로 인한 불자들의 호스피스 인식 부족을 걷어내야하는 과제다.

이영실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교육부장은 “웰다잉을 중심으로 불교계에서 죽음관에 대한 교육 등이 이뤄졌지만 현재는 잠잠해진 상황”이라며 “병원 일선에서 호스피스 봉사자들은 여전히 부족하다. 교육을 받는 불자분들도 정체 상황에 놓여 있다”고 관심을 호소했다.

인식 확산의 의미에서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의 창립 10주년 행사는 무엇보다 불교계와 일반 사회에 호스피스의 중요성을 알리는 문화축제 형식으로 마련된다.

10월 25일 오후 2시에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삶, 사람’을 주제로 10주년 기념식과 호스피스 세미나가 열린다. 기념식에서는 ‘The 아름다운 사람’ 봉사자상 시상식을 통해 호스피스봉사자와 영적돌봄가 포상이 진행된다. 세미나서는 대금연주와 살풀이춤, 연극 등이 선보인다. 특히 연극은 극단 ‘연극하는 사람들’이 호스피스 봉사자들과 지난 7개월 동안 함께 만든 무대로 펼쳐질 예정이다.

이날 저녁 7시에는 가톨릭, 원불교 호스피스협회 등 이웃종교계와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등과 함께 하는 세계 호스피스의 날 기념음악회도 열린다.

협회장 능행 스님은 “봉사자와 영적돌봄 스님들을 치하할 뿐만 아니라 호스피스를 미처 몰랐던 많은 분들이 이를 알고 함께 동참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고자 한다”며 “세계호스피스의날은 60여 국에서 500여 개 행사가 동시 개최된다. 향후 불교계에서도 호스피스의날을 기한 특별법회 등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동국대 생사의례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불자대중의 동참”이라며 “불교호스피스의 필요성을 사찰 등에서 지속적으로 홍보해 나가야 한다. 불교호스피스의날 제정 등을 통해 호스피스협회, 병원전법단과 일선사찰이 함께 정기적으로 신도들에게 알려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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