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불교도, 전 세계 대대적인 시위 동참 ‘눈길’

27개국 60개 도시서 진행되는
XR운동에 불교도들 직접 나서
정부에 대응책 마련 촉구하며
의도적 교통 방해… 경찰 제지

런던 불교도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정부에 전하고자 XR운동에 동참한 모습. 사진출처=부디스트도어

영국 런던 불교도가 멸종저항(Extin ction Rebellion, XR)’ 운동에 동참했다. XR운동은 각국 정부에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요구하는 급진적 환경운동 단체의 시위다. XR운동 참가자들은 전 세계 주요 도로에서 시체처럼 드러누워 스크럼을 짜는 등 의도적으로 교통을 방해하며 정부에 압력을 가한다.

복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런던의 불교 지도자 및 불자들이 107(현지시간) XR운동에 동참했다.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27개국 60개 도시에서 진행되는 조직적 릴레이 시위에 참여한 것이다. 이른바 ‘XR불교운동이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에서 각국 정상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내용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평가하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각국의 강력한 조치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전 세계 생태계가 전례 없는 위협에 처할 수 있다는 최근 UN의 과학 보고서 결과에 따라 신속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참가한 불교도들은 기후변화 위기는 가장 끔찍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지구의 대량 멸종 가능성은 우리가 오래 잊어 온 진실을 직면하게 한다. 그 진실은 바로 모든 것은 전부 연결돼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는 그동안 이 세계를 공유하는 (인간 외) 생명체의 놀라운 은총과 아름다움을 망각했다. 이러한 망상적 상태는 결국 인간에게 치명적 피해를 끼칠 것이며, 우리는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참가자 개개인은 종교인으로서 급진적 환경운동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부담보다 인류의 가치를 좇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번 XR불교운동의 주최자 중 한 명인 영국 말버른의 심리치료사이자 불교 지도자인 사탸 로빈(Satya Robin) 작가는 시위 참여 후인 8일 페이스북에 기독교, 무슬림, 불교도들이 멸종저항을 위해 모였다. 최소 30명의 친구들이 경찰에 연행됐다. 하지만 나는 우리 중 누가 또 체포될지 동료와 내기를 하며 상황을 즐겼다내 조카들은 내게 나무를 구해줘서 기쁘다며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하루 종일 울었다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XR불교운동에 함께 행진한 기독교도인 홀리-안나 피터슨도 웨스트민스터 주변 도로를 폐쇄한 게 극단적 행위처럼 보이겠지만, 우리는 이런 조치가 세계 기후의 급격한 위기를 알리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기후변화의 피해가 우리 땅과 해양에 미치고 있다는 UN의 과학 보고서를 받았다. 또 아프리카부터 호주에서까지 발생하고 있는 가뭄 등 기후위기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고 했다.

XR운동은 지난해 10월 영국 남부의 소도시 스트라우드에서 생물물리학 박사 게일 브래드브룩과 농부 로저 할람 등이 마을 사람들과 결성한 단체다. 이들은 기후위기를 알리고 각 정부에 유의미한 대책 수립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체포도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단숨에 전 세계 485개 지부를 둔 국제적 환경단체로 커졌다.

티베트 불교 지도자 달라이라마도 지난달 트위터를 통해 젊은 세대가 기후변화 위기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는 것은 꽤 옳은 일이라며 XR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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