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만원력결집위원장 금곡 스님

백만원력결집위원장 금곡 스님.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외면적으로 볼 때 특정 건립불사에 시선이 먼저 가지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밑바탕을 이루는 신행운동에 있습니다. 우리가 하루도 빼놓지 않고 기도를 올린다든지, 108배를 한다든지 또는 경전을 독송한다든지, 이처럼 삶을 곧 생활불교로 만드는 것이 진정한 백만원력 결집불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산하 백만원력결집위원회 위원장인 금곡 스님은 백만원력 결집불사의 방점을 신행에 찍으며 이 같이 강조했다. 백만원력 결집불사 선포식 당시 조계종이 경주 열암곡 마애불 입불 인도 부다가야 한국사찰 건립 불교요양병원 및 요양원 건립 계룡대 육··공군본부 영외법당이라는 대작불사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앞서 불자들의 풀뿌리 신행이 정착돼야 한다는 의미다.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모든 불자들이 마음을 모아 우리 손으로 불교를 변화시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되새기고 매일 100원씩 모아서 이를 실천하는 것이죠.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 불사를 모연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100원씩 1년을 모아도 36500원입니다. 요즘 시대에 결코 큰돈은 아니죠. 그래서 단순히 모연보다는 불자들이 생활불교로 나아갈 수 있는 인연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한 일입니다.”

금곡 스님은 종단의 백만원력 결집불사 선포 후 약 6개월이 지난 현재, 가장 큰 변화로 불자들의 긍정적인 인식 변화를 꼽았다. 실제 결집불사 선포 초기, 불자들의 신행보다는 대대적인 모연이 언론에 조명 받으며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복지재단이나 공익법인, 국제구호NGO 등 이미 다양한 단체가 있어 기부에 부담을 느낀 것이었다.

백만원력 결집불사의 본래 취지는 모연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대형불사가 계획으로 잡혀 이 부분이 많이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분담금을 납부하는 교구에서도 부담을 느끼고, 이미 여러 단체에 기부를 많이 하고 있는 불자들도 쉽게 마음을 내기 어려웠죠. 하지만 최근 중앙종무기관 차원에서 전국 교구본사를 순회하고 백만원력 지역대회를 개최하면서 부정적인 인식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금곡 스님의 말처럼 최근 조계종은 제19교구 화엄사를 시작으로, 팔공총림 동화사, 4교구본사 월정사 등을 순회하며 백만원력 지역대회에 동참했다. 각 대회마다 수백여 명의 불자들이 운집하고, 정성껏 모은 저금통을 기부하는 등 백만원력 결집에 힘을 보탰다. 모연보다 불자들의 신행증장에 담긴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덕숭총림 수덕사와 제10교구본사 은해사도 지역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으며, 나머지 교구도 올해와 내년 상반기에 순회할 계획이다.

우리가 매일 같이 부처님을 떠올리고, 부처님이 말씀하신 진리를 찾으려 노력한다면 삶을 살아가며 부딪히는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발심으로 시작해 곧 생활로 이어지고, 하루하루 습관이 된다면 <반야심경>의 구절처럼 온갖 고통에서 건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백만원력은 이처럼 불자 개개인의 발심으로 완성됩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한 명이 아닌 백만 명이 함께한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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