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재와 수륙재에 이어 생전예수재가 무형문화재 지정을 앞두고 있다. 각 시도지정 무형문화재에 이어 국가무형문화재 등재도 머지 않았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동안 불교계에서는 불교의례와 의식의 무형문화재 등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적게는 5년에서 많게는 10년까지 각종 세미나를 통해 그 의례와 의식이 지닌 의미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알려나갔다. 여기에 각종 의례절차를 복원하고 설행했으며, 전승을 위한 전수자를 발굴하고 기관을 세웠다.

하지만 정작 무형문화재 지정 이후 그 의례와 의식이 지닌 참의미를 국민들에게 전하고 홍보하는 것에는 모자람이 있었다. 의례와 의식의 형식에 얽매여 이를 설행하는데에만 치중한 경향이 있었다.

영산재와 수륙재가 우리 공동체의 아픔을 함께 보듬어 안고 공동체의식을 함양한다는 의미를 지닌 만큼 의례 설행과 함께 현대사회에 맞는 다양한 공동체함양의 프로그램이 동반 수행되어야 한다.

생전예수재의 경우 생전에 자신의 죄업을 참회한다는 의미가 있다. 스스로 업을 녹이는 수행을 통해 사회를 자정해가는 의미가 크다. 생전예수재가 무형문화재에 등재된다면 이러한 의미에 맞게 스스로를 참회하고 공공선을 늘리는 현대화된 프로그램이 함께 전개되어야 한다.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불교전통 의식은 의식대로 전승하면서 이해하고 참여하기 좋은 다양한 후속 작업도 함께 이뤄져야 함이다. 이와 함께 이들 의식이 가진 참가치와 의미도 적극적으로 알려가는 움직임도 필요하다. 의례와 의식은 그 시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때 생명을 지닌다. 불교계는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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