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바람에 흐르는 버섯향
산들바람에 흐르는 버섯향
  • 대안 스님/금동전통음식연구소 이사장
  • 승인 2019.08.19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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⑮ 입추(立秋)
석이찹쌀전병·능이두부선·버섯들깨찜

가을 문턱이 성큼 다가온 입추는 백중보다 빠른 날짜 탓에 크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올해는 유독 늦더위가 심해서일까.

잠시 <열양세시기>를 살펴보니 7월 보름을 백중절(百種節)이라고 하고, 8월 보름을 가배일(嘉排日)이라고 한다. 혹자는 말하기를 신라와 고려 때는 불교를 숭상하여 우란분(盂蘭盆) 때 공양하는 옛 풍속을 모방, 715일 중원일에 백종(百種), 즉 온갖 꽃과 과일을 갖추어 공양하고 복을 빌었으므로 백종절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옛사람들은 온 국민이 백종을 소홀히 하지 않고 조상의 천도를 위해 부처님께 공양올리고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는 풍습이 기록에 남아 있다.

불전에 올리는 공양물은 간소해지지만 원력과 발원은 계속되기를 염원해 본다.

각설하고 가을이 시작되면 산에서는 송이가 모습을 보인다. 가을철 해인사는 송이가 많이 나서 노스님께서는 새벽 일찍 소쿠리 하나 들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셨다가 소쿠리 가득 송이를 따가지고 오시며 대문 걸어라말씀하셨다.

송이가 무언지 모르는 청춘일 때라 노스님이 시키는 대로 거동만 살핀다. 텃밭에 나가 호박하나 따오고. 튼실한 송이는 몇 입씩 맛을 본 후 애호박편수를 만들어서 여남은 개씩 맛을 보고 산중 어른스님에게 배달을 시키신다. 온 산중의 스님들이 송이 따러 바쁜 걸음을 하니 서로서로 쉬쉬하며 대중끼리 입을 덜게 하셨다.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은 송이향은 해마다 기억의 편린 속에 머물러 있다. 노스님의 발자취를 매번 놓치고 홀로 희랑대로 발걸음을 옮기며, 나도 혼자서 송이를 따보자는 심산으로 산을 헤맸다. 송이가 나는 자리는 역시 다르구나. 한두 개가 아니다 열댓 개를 한번에 따서 누가 볼 새라 재빠른 걸음걸이로 도량에 들어서니 노스님께서 그새 와계신다.

대안이 네 송이 땄나? 어데서 땄노? 네 신통허다.”

칭찬 덕분에 산을 향한 발걸음이 잦아졌다가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 길상암 건너 산까지 내려가서 겨우 돌아온 후 호되게 혼이 났다. “그러다 큰일 나면 어쩌려고, 비 오는데 산에 갔노.”

고무신에 온몸은 흙투성이 꼴이 되어 나타나니 꾸중 들을 일이었다. 몇 해가 지난 후 노스님이 부르시더니 대안아 내 송이밭 네게 가르쳐주마라고 말씀하셨다. 지팡이를 짚고 이산 저산 오르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송이는 간장장아찌를 담가두고 특별한 날이 되어야 맛을 볼 수 있다. 염도를 낮추어 적당히 짠맛을 갖춘 송이장은 간장까지 다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장물이 남으면 늦가을 무말랭이를 만들어 송이장에 박아두면 이듬해 봄철 밑반찬으로도 쓸모가 있다.

그 귀한 송이도 저장이 어려워서 세 번째 버섯으로 내려앉고, 일능이 이표고 삼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능이도 귀하지만 나는 나름 석이를 특별하게 생각한다. 석이버섯은 바위에 종균이 퍼지는 기간만도 족히 30년은 걸린다. 석이를 채취하러 지리산 백무동을 수없이 갔었고 해인사 매화산을 여러 차례 다녔다. 손쉽게 딸 수 있는 버섯도 아니고 운이 좋아야 남의 손 안 탄 석이를 만날 수 있다. 배낭 가득 담아 부서지지 않게 돌아오는 길은 걸음도 무척 가벼웠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다시 그곳을 찾아갔지만 석이는 아직도 종균을 퍼트리느라 흔적만 키우고 있었다. 지나치는 산길마다 잡버섯들이 고개를 내민다. 한꺼번에 많은 버섯을 먹을 수 있는 버섯들깨찜 역시 기호식품이기도 하다.

석이찹쌀전병
석이찹쌀전병

석이버섯찹쌀전병

재료: 석이 50g, 찹쌀가루 2, 집간장 2T, 참기름 1T, 콩기름 약간

1. 석이는 끓는 물에 데쳐서 식을 때까지 기다린다.

2. 석이를 맑은 물로 여러 번 헹군 다음 바위에 붙은 부분인 배꼽을 떼어낸다.

3. 물기를 짜내고 참기름과 집간장을 무친다.

4. 찹쌀가루를 석이에 묻힌다.

5. 불 위에 팬을 올리고 중불로 달군 다음 석이를 누르면서 익힌다. 불이 세면 석이가 모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불조절이 중요하다.

능이두부선
능이두부선

능이두부선

재료: 두부 1, 능이버섯 1(20g), 집간장 1T. 참기름 1T, 부침유 1T(들기름+식용유)

1. 능이는 물에 불린 후 건져 다진 다음 집간장과 참기름에 버무려 마른 팬에 덖는다.(능이 국물은 버리지 않고 찔 때 사용한다.)

2. 두부는 직각으로 자른 다음 엑스자로 칼집을 내고 팬에 지진다.

3. 구운 두부 칼집사이에 다진 능이버섯을 넣는다.

4. 냄비에 두부를 담고 능이국물을 두부에 끼얹고 1분간 끓인다. 접시에 담아낸다.

버섯들깨찜
버섯들깨찜

버섯들깨찜

재료: 표고버섯 2~3, 느타리버섯 60g, 만가닥버섯 60g, 불린 목이버섯 50g, 당근 20g, 삼색파프리카 ¼개씩, 집간장 1T, 들기름 1T, 들깨가루 2T, 소금 약간, 쌀가루 2T, 마른표고버섯() 3, 다시마5×54

1. 마른표고와 다시마는 물 2컵을 넣고 5분간 끓여 채수물을 낸 후 집간장을 넣고 맛국물을 준비한다.

2. 목이버섯은 물에 불려 손질한 후 물기를 짠다. 들깨가루와 쌀가루는 채수물 4큰술에 개어놓는다.

3. 표고버섯은 도톰하게 어슷썰고, 느타리버섯과 만가닥버섯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양송이버섯도 굵게 채썬다.

4. 당근과 파프리카도 채썬다.

5. 냄비에 들기름과 맛국물 2큰술을 넣고 표고버섯, 목이버섯, 만가닥버섯, 당근을 넣고 덖는다.

6. 불을 세게 해서 소리가 나게 덖다가 맛국물과 파프리카, 쌀가루와 들깨가루 푼 물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 불을 끈다. 마지막 간은 소금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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