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정부 통보, 배후로 중국의 압박 제기돼

티베트 자치구 비롯해 국내 등
7월 6일 곳곳 기념식 열렸지만
불교성지 카트만두 등 네팔은
‘시민안전’ 이유로 일방적 불허

네팔 內 중국영향 점차 거세져

달라이라마의 생일을 맞아 기념행사를 위해 모인 티베트인들을 네팔경찰이 막는 모습. 사진출처=티베탄리뷰

14대 달라이라마의 생일을 맞아 세계 각지에서 기념행사가 봉행됐지만 정작 네팔에서의 기념행사가 정부의 불허로 봉행되지 못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같은 정부 결정에 중국이 배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안타까운 소식을 78로이터 통신’ ‘AFP통신’ ‘티베탄리뷰등의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인 14대 달라이라마의 84세 생일(76)일 맞아, 전 세계의 망명 티베트인들과 티베트 불교도들이 일제히 기념행사를 봉행했다. 국내에서는 티베트 하우스 코리아(서울)과 티베트 불교사원 광성사(부산) 등 티베트 불교단체 등이 기념법회를 마련했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의 점유 하에 있는 티베트 자치구에서도 비공식적인 기념법회가 곳곳에서 봉행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인도 다음으로 많은 망명 티베트인들이 거주하는 네팔에서의 기념행사는 네팔 정부의 불허로 중지됐다. 네팔에는 약 2만 명의 망명 티베트인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정부는 불교성지로 유명한 보우더나트 대탑과 카트만두 각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달라이라마 생일기념 행사를 모두 불허하면서 보안과 안전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에 달라이라마의 생일을 기념하는 공공행사는 허가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카트만두지구 행정보좌관인 크리쉬나 바하두르 카트왈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진 모르지만 부적절한 활동이나 분신자살의 가능성이 있기에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해명을 요구받은 카트만두시의 행사개최 담당부서는 우리에겐 아무런 책임이 없으며, 자세히 알 수 없다. 단지 상부에서 내려온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네팔 외무부 관계자는 주네팔 중국대사관 측에서 달라이라마와 관련된 기념행사를 불허할 것을 요구했고, 이 요구가 네팔 내무부까지 전달됐다며 배후의 중국의 압박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했던 몇몇 영미권 외교관들은 이러한 조치는 망명 티베트인들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사건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 네팔 공산당의 주도로 민주화가 된 2008년 이후부터 네팔 내의 달라이라마 관련 행사들이 다수 중지된 바 있다. 20175월엔 네팔정부가 중국정부의 대규모 경제권 구상계획인 일대일로 계획에 네팔이 합의하면서 네팔 내에서 반 티베트, 친 중국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미국 시민권을 가진 티베트인의 네팔 입국을 불허하거나, 달라이라마에 관련된 기사를 쓴 기자들을 시찰하는 등의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한편 생일을 맞은 달라이라마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의 많은 친구 분들이 생일축하의 뜻을 전해 온 것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달라이라마는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신다면, 언제 어디에 어떻게 살든지 3가지를 기억해 달라. 자비심을 가지고, 종교적으로도 화합하며, 인도의 날란다에서 전해오는 논리의 전통을 널리 말해주시길 바란다. 이것이 나에겐 최고의 생일선물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