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죽음을 위한 존엄한 삶

무유 스님 지음/ 한영출판사 펴냄/1만7천원

고통 받는 환자 보며 죽음 고찰
아미타 극락정토 신심으로 극복
정토 수행과 염불 등 총 6장 구성
“죽음에 대한 바른 통찰이 필요해”

부산 기장 금산사 주지 무유 스님〈사진 오른쪽〉은 1980년 대 범어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선방서 공부 하다 신문에서 우연히 관해사 소식을 보게 됐다. 결핵환자들을 위한 절, 관해사서 스님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스님은 지체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상인들의 오해 속에서도 무유 스님은 돼지머리를 사기 위해 직접 시장을 찾았을 정도로 결핵환자들을 돌보았다. 이후 정신지체 장애 아동을 위해 일했으며 나환자촌서 나눔의 삶을 실천했다. 그런 과정에서 무유 스님은 수많은 환자들의 죽음을 지켜보며 생로병사에 대해 생각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을 만나며 떠올린 것은 오직 부처님 말씀을 인용한 위로뿐이었다.

삶속에서 죽음을 직면한 사람들은 어떤 심정일까?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유 스님은 죽음의 고통 속에서 힘겨워하는 사람들의 손을 잡고 ‘존엄한 삶’을 주장했다. 결핵환자와 나병 환자들과 생활하며 그들의 손을 잡고 스님은 죽음을 고찰하는 지혜로 지금 현재를 살아갈 힘을 얻으라 재차 강조했다.

오랜 봉사와 전법 활동을 이어 온 무유 스님이 그간의 경험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정리한 책 〈존엄한 죽음을 위한 존엄한 삶〉을 펴냈다. 오직 정토로 가는 신행으로 죽음의 고통을 이겨내고 존엄한 삶을 살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다. 책은 총 6장으로 〈정토 삼부경〉과 염불 수행에 대한 설명을 담은 부록으로 구성돼 있다.

제 1장은 아미타 부처님이 세운 서방정토에 대한 법문을 망라한 〈정토 삼부경〉 〈아미타경〉 〈관무량수경〉 〈무량수경〉을 실었으며, 경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책 하단에 불교 주요 교리와 용어를 덧붙였다. 2장은 ‘정토에 대한 열 가지 문답’으로 알려진 〈정토십의론〉이 담겨있다. 이는 중국 천태종 개조인 지지대사의 대표적 논서로 정토와 염불에 관한 설명이 들어 있으며 의심을 끊게 하고 신심을 일깨우는 책으로 알려져 있다.

3장에는 염불수행과 공덕을 설명한 선사들의 법문이, 4장에는 죽음 앞에서 삶의 본질을 깨달아 극락세계에 태어날 것을 발원한 선사들의 문헌과 백발가(白髮歌), 몽환가(夢幻歌), 왕생가(往生歌) 등 불교 가사들을 모았다. 6장에서는 불자들이 임종을 맞을 때 준비해야 할 임종법을 소개했으며, 임종염불, 극락왕생을 돕는 조념염불, 마지막으로 자신의 죽음을 미리 성찰하기 위한 유언장 작성에 필요한 내용을 실었다.

무유 스님은 “아미타부처님이 장엄한 극락정토는 죽음을 맞이한 중생들에게 현세에 모든 업장을 소멸시키고 극락세계에 태어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기회와 희망을 부여 한다”며 “극락왕생은 아미타부처님이 서원한 동체대비의 사십팔대원이 중생에게 회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죽음에 대해 각성한다면, 남은 인생을 어떻게 존엄하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 바른 통찰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자 무유 스님은?

1977년 지리산 청송사서 출가해 1983년 비구계를 받고 범어사 승가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국립 결핵요양원 내 관해사와 정신지체장애 아동을 위한 재활원 및 나환자촌에서 봉사 활동을 펼쳐왔다. 현재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복지원 나눔에 적극 후원 동참중이며, 대한불교조계종 금산사 주지를 맡고 있다. 금산사는 세계최대 木 와불 몸속 법당이 있는 사찰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알기쉽게 풀어놓은 불교고전〉 〈불교상식백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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