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불논단] 승가화합, 소유의 평등부터
[현불논단] 승가화합, 소유의 평등부터
  • 조기룡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 승인 2019.07.12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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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 양극화 심각” 우려 많아
불평등, 승가화합 위협의 근원

부처님 “평등하게 소유” 강조
가분물, 동등하게 분배해 소유
불가분물은 ‘공동 소유’토록 해

現 한국승가 소유 원칙 안 지켜
승가공동체 의식 강화 절실해
공공재원 형성, 방편적 고민을

한국 승가에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이 존재한다는 말이 들린다. 계량적, 통계적으로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스님들과 신도들의 체감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우려의 목소리인 듯하다.

이는 승가의 화합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일이기에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승가의 어원인 ‘sagha’의 뜻이 화합임을 상기하면, 현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더욱 상기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구성원으로서 자신이 다른 사람에 비하여 불평등한 대우를 받게 되면 불만을 갖게 되고, 그것이 심해지면 보다 더 갖기 위하여 싸움도 불사한다.

여러 가지 불평등이 모두 불화의 원인이 되기는 하지만 경제적인 불평등은 훨씬 더 그러하다. 경제적 불평등을 달리 표현하면 소유의 불평등인데, 공동체에서의 개인 소유의 차이는 무엇보다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유는 탐하는 마음의 주요 요인이 되고, 다른 사람보다 적게 소유하게 되면 성내고, 이로 인하여 사람이 어리석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승가라고 하더라도 소유의 불평등은 구성원의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시주물의 소유 문제는 승가공동체의 화합 여부를 판가름 짓는 주요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에 부처님은 집착을 끊으라는 근본적 가르침과 더불어 평등하게 소유하라는 방편적 가르침을 주셨다.

승가의 시주물 중 옷과 음식 등과 같이 개개인이 나눌 수 있는 가분물(可分物)은 동등하게 분배하여 개별적으로 소유하여 현재의 구성원들이 사용하게 하셨고, 정사나 토지와 같이 개개인에게 나누어 줄 수 없는 불가분물(不可分物)은 공동으로 소유하여 과거·현재·미래 승가에 전승하게 하셨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승가에는 가분물을 불평등하게 분배하는가 하면 불가분물을 개인 소유로 하는 현상이 심해지는 듯하다. 부처님이 승가의 화합을 위하여 정하신 소유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 원칙은 시대에 장소에 따라 달리 행해질 수 있는 율장 조문의 적용과는 관계없이 항상 어디서나 지켜져야만 한다. 전술하였듯이, 소유의 불평등은 승가의 분열인 파승(破僧)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승가의 소유 불평등은 현실적으로 그 해결이 절대 녹록하지가 않다. 특정 원칙과 그것의 실천은 종종 별개의 문제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조계종이 소속의 스님이 입적한 후에는 개인명의 재산을 종단에 출연하도록 하는 유언장의 작성을 종법(宗法)으로 의무화하였지만, 스님의 입적 후 개인 명의 재산들이 종단에 귀속되지 않고 외부로 망실되는 사례들이 종종 발생하는 것에서 그 단면을 확인할 수 있다.

승가의 소유 평등 문제는 근본적, 방편적 두 가지 측면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 해결책은 승가공동체 의식 교육의 강화이며, 방편적 해결책은 승가 공공재원의 형성이다. 승가공동체 의식 교육의 강화란 행자의 초발심 교육부터 비구의 재교육에 이르기까지 각 종단 차원에서 승가가 화합 공동체임을 스님들이 의식할 수 있도록 의무적으로 교육하는 것이다.

조기룡 교수
조기룡 교수

아무리 제도가 훌륭하여도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의식이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승가가 화합공동체임과 그것을 지키기 위해선 소유의 평등이 전제되어야함을 의식할 수 있도록 의무 교육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승가 공공재원의 형성이란 승가 전체의 공유재산을 확충하는 것이다. 이는 소유의 불평등으로 인하여 소외되는 스님을 승가의 공유재산으로 보살피자는 취지다. 출가하여 승가공동체의 구성원인 스님이 되었다면, 수행과 포교의 삶에 따른 생활과 노후는 승가공동체가 책임지고 해결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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