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별의 노래

이종숙 지음/얘기꾼 펴냄/1만 3500원

“세상에는 큰 뜻을 품은 이름들이 많으나 그대에게는 벽성이 어울리지. 나라를 되찾겠다고 만세운동에 나서 한쪽 팔을 바쳤고 개인 재산을 털어 학교를 세우고 어린 학생들을 가르쳤네. 평등한 사람의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 백정들도 도왔지. 그대가 하루도 허투루 살지 않았음을 나는 알고 있네. 밤하늘에 빛나는 뭇별 중 왕성하게 빛나는 푸른 별과 같은 존재, 그대가 벽성일세”

벽성 스님은 용성 스님의 고향 후배로 두 스님은 어린 시절을 고향마을에서 함께 보냈다. 벽성은 용성 스님이 고향 후배를 자신의 상좌로 받아들이면서 내린 법명이다. 벽성은 은사의 권유를 받아들여 태극기 그리는 일로 독립운동을 한다.

이 책은 1920년대서 194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교육운동가 김효인은 만세운동 과정에서 한쪽 팔을 잃고 방황하지만 친형제처럼 지낸 상규(용성 스님)를 만나 새롭게 독립운동에 헌신하게 된다. 강포한 일경의 총칼 아래서 태극기를 그리며 청년구국단을 이끌던 효인은 계를 받아 벽성(碧星)으로 다시 태어난다. 푸른 별이 된 그는 밀양에서 상경한 상좌 혜득과 백정의 아들 덕신, 소작농에서 도시 빈민으로 추락한 초옥과 희옥 등 젊은이들을 교육하고 유통점과 양행을 운영하는 구국단의 국내와 만주의 활동을 통해 민족의 나갈 길을 제시한다는게 주 내용이다.

제3회 법계문학상을 수상한 이종숙 작가〈사진〉의 첫 장편소설 〈푸른 별의 노래〉는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잊고 있던 역사의 현장과 잊힌 사람들을 기억하게 하는 책이다.

저자는 “소설을 쓰는 중에 3·1운동 10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시간과 맞닥뜨렸다. 소설은 처음으로 돌아갔다. 고난의 역사를 견디며 살아온, 표나지 않지만, 침략자를 몰아내기 위해 저항했던 평범한 사람들, 형평운동을 이끌었던 사람들 또한 그 거대한 혁명 속 주인공들이었다. 나는 그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 애썼다.”고 고백한다.

남지심 소설가도 추천평을 통해 “1919년 독립운동이 일어난 100년 후인 올해 불교계의 독립운동을 소설로 조명한 최초의 작품인 〈푸른 별의 노래〉가 출간돼 의미가 깊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벽성 스님이다. 그는 은사의 권유를 받아들여 태극기 그리는 일로 독립운동 하며 실제적으로 민초들을 지휘하는데, 책 속에서 제 각각 역할을 맡은 민초들의 독립운동이 박진감 넘치게 펼쳐진다”며 “그러면서 불교계 전체의 독립운동이 주목을 받은 것처럼 넓게 조명된다.

이 소설의 무대는 한반도는 물론 만주까지 확대된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불교계가 독립운동에 어떻게 참여했는지의 전모를 알게 된다”고 평했다. 김주일 기자

 

▲저자 이종숙은?

1964년 경기도 용인서 태어나,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단편소설 〈모크샤〉가 〈불교문예〉 신인상에 당선되었다. 저서로는 인문학 여행기 〈오늘은 경주〉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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