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실사특위 첫 회의… 간사엔 도심 스님 선출

하안거 기간에 전국총림 실사
총림 요건 충족 여부 등 조사
2016년 실사에 이어 두 번째

대부분 총림 현재 요건 미달
출가자 급감에 제도변화 절실
특정 총림 겨냥 우려도 나와

조계종 제17대 중앙종회가 전국 8대 총림 현황 재조사에 나선다. 앞서 2016년 제16대 중앙종회가 한 차례 총림실사 후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지만, 출가자 급감에 따라 총림요건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조계종 중앙종회 총림실사특별위원회(위원장 각림)7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서 첫 회의를 열고, 빠른 시일 내 8대 총림에 대한 실사를 진행키로 결의했다. 실사 시기는 총림방장이 주석하는 하안거 기간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위는 8대 총림에 각각 위원 전원이 방문해 총림요건 충족 여부와 총림운영상 겪는 어려움 등 전반적인 총림 현황파악을 실시할 계획이다.

위원장 각림 스님은 출가자 급감에 따른 총림제도의 종책방향을 검토하기 위한 선행과업으로 총림 수행기관 운영현황과 적정성 조사가 불가피하다면서 안거 결제기간 중 조심스럽지만 실사에 대한 오해가 없도록 활동해달라고 당부했다.

특위는 이날 간사에 도심 스님을 선출하고, 구체적인 총림실사 일정은 위원장과 간사·중앙종회사무처 논의를 통해 확정키로 했다.

위원 태효 스님은 “16대 중앙종회에 이어 17대서도 총림실사가 구성된 것은 그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라며 현행 총림제도의 정책에 변화가 필요한지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총림실사특위의 이 같은 결정에 수년 전, 이미 한 차례 실사를 거친 총림들은 대부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3년 전보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은데다가 당시 실사 이후에도 입법기구 차원서 이렇다 할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총림 구성요건 충족 여부를 두고 특정 총림을 지정 해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현재 통도사와 수덕사를 제외한 모든 총림이 염불원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총림은 승가대학의 최소인원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라권 A총림 관계자는 염불원이 총림 구성요건에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운영할 수 있는 곳은 드물다. 염불이 중요한 건 맞지만 승려교육과정에서 염불교육은 반드시 이뤄지기 때문에 염불원에 대한 개념과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고 총림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B총림 관계자도 단순한 총림 구성요건보다는 수행가풍과 총림으로서의 의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단순히 종헌종법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해서 총림의 정신에 어긋난다고 할 수는 없다. 애초에 구성요건에 따라 총림이 만들어졌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총림에서는 현실에 맞는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실적으로 충족하기 어려운 조건만을 강요할 게 아니라, 현재 규정이 총림 실정에 맞지 않는 과한 규제로 작용하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경상권 C총림 관계자는 총림운영은 지역 불심(佛心)에 따라 차이가 크다. 몇몇 지역은 강원을 운영하기에도 벅찬 게 현실이라며 이제는 총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가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16대 중앙종회 총림실사특위 조사 당시 총림 구성요건인 선원·승가대학 및 승가대학원·율원 및 율학승가대학원·염불원을 모두 갖춘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모든 총림이 염불원을 운영하지 않았으며, 덕숭총림이 유일하게 삼장원을 두고 염불원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총림 승가대학이 최소정원에 미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통도사가 염불원을 설립하는 등 일부 변화는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총림이 자격요건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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