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토진종, 중흥조 저술 포함되자 일방적으로

여성차별과 젠더평등에 대한 의식이 고양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불교계서도 불교 내 성차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일본불교 거대 종단인 정토진종(淨土眞宗)은 불전에서 언급되는 여성차별에 대한 전시 패널을 연구자 동의 없이 철거, 여성 불교학자들의 대대적인 항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을 618일 일본 아사히신문이 집중 조명했다.

사건의 발단은 올해 초, 정토진종의 본산 동본원사(東本願寺)에서 열린 기획전이었다. ‘경전 속에서 말하는 차별이라는 주제의 전시회에서 여성 불교학자인 미나모토 쥰코 간사이대학 교수가 제작한 7장의 패널 중 3장이 종단 측 요구로 전시 취소됐다.

미나모토 교수가 제작한 패널은 경전속의 여성차별을 주제로, 여성은 성불할 수 없다는 여인오장(女人五障)’설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이 중 종단이 전시를 취소한 3장의 패널에는 정토진종의 중흥조인 렌뇨(蓮如) 스님이 자신의 저술에서 여성이 성불하기 위해선 남자의 몸을 받아야 한다고 기술한 내용이 포함됐다.

미나모토 교수는 즉각 항의했으나 동본원사 측은 종단 측의 교의해석에서 경전속의 여성차별에 관한 정식견해가 나오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이에 미나모토 교수는 불교의 이름으로 생각하는 것을 중지시키는 것이라며 공개 질의서를 제출, 다른 여성 불교학자들과 연대해 지난 5월 하순 불교내의 성차별을 주제로 심포지움을 열었다.

동본원사 측은 정토진종 총무원장 명의로 공개 질의에 회답하면서 “(경전 등의 불전에는) 저술된 시대적·사회적 상황이 강하게 반영되기에, 현대인들에겐 수용하기 어려운 표현이 있다며 전시가 취소된 점에 대해 “(여성차별에 대한) 종단의 정식견해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본산의 이름으로 전시가 진행되는 것은 시기상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차별에 대한 항의에 대해서는 정토진종은 여성의 시점에서 교학을 바라보는 필요성을 중시해, 일찍이 여성 불교학자들을 지원해왔다며 종단이 성차별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 정토진종은 향후의 문제해결을 위해 종단차원서 연구를 이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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