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불교연구회 5월 29일 창립

불교연구회 창립을 맞아 연구회 학생들과 전신인 불교학생회 졸업생 선배들이 밝게 웃고 있다. 선배들의 열정과 후배들의 붉에 대한 애정이 함께 모여 만든 25년만의 결실이다.

“대학교에 다닐 때 불교에서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인생의 어려움 마다 불심으로 극복했고, 학창시절 만난 법우들은 인생의 도반이 되었습니다. 이런 은혜를 이제 후배들에게도 돌려주고자 하는 원을 세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후배님들을 위해 어떠한 것도 마다 않고 돕겠습니다.”

졸업한 동문들이 힘을 모아 맥이 끊어졌던 불교학생회를 25년만에 복원해 눈길을 끈다. 화제의 대상은 서울교육대학 불교연구회(회장 박정인, 이하 불연)다.

서울교대 불교연구회는 5월 29일 인문관 세미나실에서 ‘불연’ 창립법회를 개최했다. 불연의 전신은 1970년에 창립된 서울교대 불교학생회다. 서울교대 불교학생회는 한때 입회 회원이 100명이 넘기도 했지만 1995년 지도교수 정년퇴임과 함께 사라졌다. 불연이 다시금 생명을 찾게 된 것은 졸업생 선배들의 역할이 원동력이 됐다.

1995년 맥 끊킨 안타까움
졸업생 정기모임서 결의
아르바이트생 고용해 홍보

마음공부, 명상 등 테마
35명 회원 모집해 재건
‘불교연구회’로 새 명칭

교대 내 불교동아리가 사라졌어도 졸업생들은 1년에 네차례 정기적으로 모여 템플스테이나 사찰 순례를 통해 유대를 이어왔다. 그러던 중 재학시절 활발한 불교학생회 활동을 했던 조학규 前 서울북부교육청 교육장이 초빙교수로 오며 원력이 하나로 모였다.

정성룡 불연 동문회장은 “선배들이 언젠가 동아리를 재건하자는 생각에 기금을 모으고 있었는데 교육계에서 유명한 조학규 선배님이 교수로 오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구덕회 교수님도 인연이 되어 지도교수로 모시게 되고 그렇게 서울교대 불교연구회 창립추진위를 조직해 재건을 준비해왔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지도교수를 맡을 현직교수와 선배들의 기금 모연 등 외부 지원이 있었지만 정작 학생회 주체인 불자 학생들을 모으는 것이 난관이었다. 탈종교화 시대, 많은 학생들이 예전처럼 불교를 신앙으로 믿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불교연구회 학생들이 활발한 활동을 서원하고 있다.

졸업생들은 조학규 교수연구실에서 매주 회의를 하며 머리를 모았다. 이들은 모은 기금을 통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교수연구실 앞에서 먼저 부스를 만들고 명상과 템플스테이 등을 통해 홍보에 나섰다. 열정이 통했다.

조학규 교수는 “처음에는 5명만 모으면 성공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35명이 신입 회원으로 가입을 했다”며 “오랜 공백 후에도 이처럼 학생들이 찾아온 건 기적”이라고 말했다.

김선구 학생은 “불교 교리에 대해 잘 모르지만, 교수님과 매주 수요일 모여 사상과 철학적인 기초를 다지고,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데 도움이 됨을 느꼈다”고 말했다.

불교학생회가 아닌 불교연구회로 새롭게 이름을 달게 된 계기도 학생들의 이런 성향 때문이었다.

‘불연’ 회장을 맡게 된 박정인 회장(3학년)은 “현재 회원 중 불자는 2명에 불과하지만 다들 관심이 높다”며 “교대는 방학기간 기숙생활을 많이 한다. 친구들과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은 큰 힘이 된다. 템플스테이, 사찰음식 체험, 선지식 법문 등 다양한 문화활동 등으로 학생회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정성룡 불연 동문회장은 재건 소감을 말하는 내내 눈물을 흘리며 이날 참여한 재학생 하나하나가 소중한 존재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창립법회에는 함께 힘을 모은 20여 졸업생들과 박유진 대불련 회장을 비롯한 덕성여대 불교학생회원, 김경성 교대 총장 등이 함께 참여해 동아리 재건을 축하했다.

불교학생회 18기인 한자경, 원영식 선생님은 “살아가면서 가장 잘했던 일이 대학교서 불교동아리를 했던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스님들 법문 들으러 순례가고 공강시간에는 함께 모여 경전 공부에 머리를 맞댔던 것이 학창시절 소중한 추억”이라며 “동문들 모두 나라를 되찾은 기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불연’은 2학기부터 정식 동아리방을 배정받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불교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우도록 6월 경 북한산 중흥사에서 템플스테이도 갖는다. 후배들을 위해 비용 일부도 선배들이 지원할 예정이다.

지도교수를 맡게 된 구덕회 교수는 “학창시절 가장 인기 있었던 동아리가 바로 불교학생회였다. 최근 불교동아리들이 재창립되는 곳이 늘고 있어 기쁘다”며 “학생들이 졸업 후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에게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불교가 지닌 마음공부를 통해 아이들 마음도 함께 어우러 만지는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힘써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창립식에서는 무주 백련사 주지 평상 스님이 법사로 나서 마음 공부를 통해 아이들을 시대의 희망으로 키우는 선지식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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