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뜨릴 줄만 아는 ‘운문’
넘어뜨릴 줄만 아는 ‘운문’
  • 현불뉴스
  • 승인 2019.05.23 1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6칙 앙산지설(仰山指雪)

[古則과 着語]

舉, 仰山指雪獅子云 “還有過此色者麼” (瞎) 雲門云 “當時便與推倒” (不奈船何 打破戽斗)

앙산(仰山, 807~883)이 설사자(雪獅子)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색을 뛰어넘는 것이 있는가?” [할(瞎, 눈이 멀었다)!]

운문(雲門, 864~949)이 말했다.

“당시에 바로 밀어서 넘어뜨렸어야 했다.” [(구멍 나 물새는) 배는 어찌하지 못하고, 두레박만 깨고 있다.]

[拈古와 着語]

雪竇拈云 “只解推倒 不能扶起”(將錯就錯)

설두가 염(拈)해서 말했다.

“(운문은) 다만 밀어서 넘어뜨릴 줄만 알았지, 부축해서 일으켜 세울 줄은 몰랐다.” [잘못에 잘못을 더하는군.]

[評唱 1]

師云. 仰山侍奉溈山 前後二十餘年 乃去行化. 一日歸省侍溈山 山問 “子稱善知識 爭辨得 諸方來者 知有不知有 有師承無師承 是義學是玄學 試說看” 仰山云 “有箇驗處 但見諸方僧來 竪起拂子 問伊 諸方還說這箇 不說這箇 這箇且置 諸方老宿意作麼生” 溈山歎曰 “此是宗門中牙爪”

앙산은 위산(쑠山, 771~853)을 전후 20여 년 시봉하면서 수행과 교화(行化)를 함께 했다. 하루는 돌아와 위산을 뵙고 모시고 있는데, 위산이 물었다.

“그대는 (이미) 선지식이라 불리는데, 제방에서 어떤 사람이 오면 그 사람이 있음을 아는지(知有) 있음을 모르는지(不知有), 스승을 이어 받은 것인지(師承) 스승을 이어 받은 것이 아닌지(無師承), 의학(義學)을 한 것인지 현학(玄學)을 한 것인지, 어떻게 가려내겠는가? 시험 삼아 말해보라.”

앙산이 말했다.

“한 가지 시험해 보는 것(驗處)이 있는데, 제방에서 스님이 오면 다만 불자(拂子)를 세우고 그에게 묻기를 ‘제방에서 이것(這箇)을 말하는가, 이것을 말하지 않는가?’라고만 합니다. 또한 이것은 놔두고, ‘제방의 노장들의 뜻(老宿意)은 어떤가?’라고 묻습니다.”

위산이 칭찬하며 말했다.

“이것이 종문(宗門)에서 수행자를 제접하는 가장 엄격한 수단(牙爪, 爪牙)이다.”

*선문염송집 제 14권, 고칙 567에서는 “이 색을 뛰어넘는 것이 있는가?”라는 앙산의 물음에 대중이 대답이 없었고, 이에 대해 운문이 염하기를 “당시에 바로 밀어서 넘어뜨렸어야 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현학(玄學)의 사전적인 뜻은 노장사상에 의거한 학문이지만, 여기서는 의학(義學, 문자에 의지해 교의를 연구하는 학문)의 상대적인 의미로 이해해도 무방할 듯하다.

*위앙종(潙仰宗): 위산 영우(潙山靈祐)와 그의 제자 앙산 혜적(仰山慧寂)에 의해 비롯된 종파. 위산은 복건성 복주(福州) 출신으로 15세에 출가하여 백장 회해(百丈懷海)의 법을 이었고, 호남성 담주(潭州) 대위산(大潙山)에서 선풍을 일으켰다. 앙산은 광동성 소주(韶州) 출신으로 17세에 출가하여 위산의 법을 이었고, 강서성 앙산(仰山)에 머물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에서도 현대불교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금주의 베스트 불서 11/29 ~ 12/5

순위 도서명 저자 출판사
1 낡은 옷을 벗어라 법정스님 불교신문사
2 지금 이대로 좋다 법륜스님 정토출판
3 다만 그윽한 마음을 내라 (대행스님 법어집) 대행스님 한마음선원
4 우리는 늘 바라는 대로
이루고 있다
김원수 청우당
5 요가 디피카 B.K.S.아헹가/현천스님 선요가
6 느낌, 축복인가 수렁인가 (밝은 사람들 총서 14) 권석만 외 4인 운주사
7 당신의 마음에
답을 드립니다
(목종스님 상담에세이)
목종스님 담앤북스
8 아침이 힘든 당신에게
(홍파 스님이 보내는 짧은 편지)
홍파스님 모과나무
9 틱낫한 불교 틱낫한/권선아 불광출판사
10 역설과 중관논리
(반논리학의 탄생)
김성철 오타쿠
※ 제공 : 불서총판 운주사 02) 3672-7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