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문화공간 숨도서 3차 연합법회

“꿈과 현실 사이에서의 갈등이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의 행복보다 주변에서 느끼는 행복이 더 크면 주변의 기대에 맞춰야 할까요?”

“내면의 소리를 들어보세요. 저도 부모님의 큰 기대로 의대에 진학했지만,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불교를 만났고, 한국에 오게 됐죠. 40여년이 흘렀지만 후회하지 않습니다.”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기독교계 명문대학 내 불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법회를 열어 눈길을 끈다.

서울 신촌 지역에 위치한 주요 3개 대학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불교학생회는 최근 매달 연합법회를 열고 있다. 5월 21일 서울 신촌에 위치한 문화공간 ‘숨도’에서 열린 3차 연합법회에는 20여 명의 이들 학교 학생들이 모여 함께 인생과 불교를 논했다.

연대, 이대, 서강대 불교동아리서
서명원 신부 초청 연합행사 개최
20여 학생 모여 불교와 인생상담

연세대 불교학생회가 주최한 3차 연합법회에는 이들과 비슷하게 가톨릭 신부로 불교학을 전공한 서명원 신부(전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를 초청해 이뤄졌으며 서명원 신부의 경험 중심의 1부와 ‘삶의 원동력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기독교계 학교에서 불교동아리를 하는 만큼 이들의 불교에 대한 생각은 진지했다. 박동성 학생은 “다양한 종교에서 성과 속을 얘기한다. 불교에서는 깨달음, 열반, 해탈을 얘기하고 이를 위해 정진하지만, 정작 우리의 삶은 속에 머물러 있기만 하는 것 같다”라고 질문했다.

서명원 신부는 “모든 종교나 철학은 죽음을 해결하기 위해 나왔다. 불교는 생사해탈, 기독교는 신과의 합일을 통한 영생이다. 현실은 사바세계지만 이러한 경지가 없다면 우리의 삶에 희망이 없을 것이다”라며 “성과 속은 사실 구분이 없다. 우리 주변에도 얼마든지 성스러운 것들이 많다. 그런 성속 구분을 여의는 것을 향해 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외에도 ‘사후세계를 어떻게 상상하는지’ 등 질문을 쏟아내며 높은 열의를 보였다. 특히 진로와 연관해 서명원 신부의 삶에서도 해답을 찾고자 했다.

정진실 학생은 “가족분들이 신부님의 의사생활로 행복을 느꼈다면 그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지 않았나”고 질문했고, 서 신부는 “자신의 길을 걸어야지, 부노의 기대, 혹은 주변의 시선으로 행복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서명원 신부는 불교 사상의 가장 중요한 점은 ‘겸손’이라고 하심을 강조했다. 서 신부는 “저는 20대 때만 하더라도 불교를 공부하고 배우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를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오만이었죠. 돌밭에서 농사를 지으려고 돌을 캐는데 돌은 캐도 캐도 나옵니다”라며 “결국 불교수행은 겸손의 길입니다. 달라이라마는 늘 배우려고 합니다.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게 40년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번 법회에 이어 신촌지역 3개 대학 불교동아리들은 앞으로 매달 1회씩 특색있는 정기법회를 여는 등 다양한 연합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문화공간 숨도 측도 법회 장소 제공 등 청년불교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밝혔다.

윤자명 연세대 불교학생회 회장은 “가까운 대학 불자 학생들이 자주 만나면 무엇을 해보고자하는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다. 템플스테이, 봉사활동 등 앞으로 점차 새로운 것을 함께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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