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봄비’ 山中은 나물 박물관
‘고마운 봄비’ 山中은 나물 박물관
  • 대안 스님(금당전통음식연구소 이사장)
  • 승인 2019.04.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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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곡우(穀雨)
생고사리감자탕·방아장떡·곰취쌈밥

곡우에 비가 넉넉하지 않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는 속담처럼 봄비는 농경사회에서 중요한 요소다. 봄비는 땅을 윤택하게 하고, 이 땅에서 곡식이 성장한다. 쌀이 제값을 받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지만 우리의 쌀밥문화는 여전하다. 시간이 아닌 공간 전개식의 식사법에 따라 밥을 소화하기 위해 광합성 작용이 풍부한 나물찬을 먹음으로써 음식이 소화되기 때문이다.

이곳저곳 고사리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수줍은 고사리! 나오면서 허리를 굽히는 고사리는 중국 은나라 때 나라가 망하자 주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겠다는 백이와 숙제가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고 연명하다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를 대변하듯 고개를 들지 않는다.

사찰 주변의 생고사리를 삶아서 감자를 넣어 만든 얼큰한 찌개는 마른고사리의 맛과 사뭇 다르다. 고사리의 풋풋한 향기를 경계하는 이도 있지만 삶아서 잠시 볕을 쪼인 후 음식을 만들면 발암물질이 사라진다. 곡우가 되니 나무에 물이 오르고 새순을 틔우는 나무들의 숨소리가 들린다. 제피향내가 나기 시작하면 가죽순도 움을 튼다. 방아가 잎을 내놓기 무섭게 줄기를 키운다.

방아는 장떡을 해서 먹으면 뱃속의 노폐물을 장 밖으로 밀어내준다. 특히 겨우내 밋밋한 된장찌개 맛만 봤다면 방아를 넣어보자. 방아는 된장찌개에서 상쾌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잎이 자라면 잘 개켜서 방아장아찌를 담그는데, 사실 손이 많이 가서 한 해 한 번이면 더 하지 못하는 음식이다.

평생 채식을 하는 스님들의 구충제는 단연 제피와 산초의 역할이 크다. 제피와 산초의 산시울 성분은 뱃속의 충을 녹일 만큼 강력하다. 또한 뜰 한 귀퉁이에서는 어성초가 자라고 있다. 히로시마 원폭 이후 처음으로 생명을 틔운 어성초는 강인한 성품으로 질병치료에 쓰인다.

아토피와 피부질환에 도움을 주는 어성초는 사실 튀겨서 먹으면 식감이 좋은 식재료가 된다. 비린내가 나서 못 먹겠다는 사람이 많지만 어성초를 쌈채소로도 사용한다. 다만 어성초를 접어서 어금니에 깊숙이 밀어 넣어야 비린 맛을 느끼지 않게 된다.

두릅도 늦을 새라 움을 틔우고 삐죽이 손톱만큼 자라나있다. 엄나무순도 새순을 올리고 있고 오가피순도 새순을 틔운다. 봄철만큼은 맛난 나물을 실컷 먹을 수 있으니 산중에 사는 맛을 오롯이 느낀다. 땅에서 자라는 식물 중 그나마 늦게 나오는 곰취는 천백고지 나물이다. 백두대간 1,100m 능선에서나 만날 수 있을 만큼 쉽지 않은 식물이다. 하우스재배에 성공해서 시장에 벌써 나오고 있지만 노지곰취는 엄지손톱만큼 이제 자라고 있다.

곰취쌈밥은 사찰음식 행사 때마다 곰취장아찌를 이용해서 활용하는 메뉴다. 하지만 생으로 밥을 뭉친 후 그 위에 된장쌈장을 얹어 먹는 곰취밥은 산행에서 준비해간 밥으로 끼니를 때우기 좋은 음식이기도 하다. 식사 후에는 따뜻한 차 한 잔이 어떨까? 전통차인 작설차의 첫 순도 곡우차를 시작으로 세작, 중작으로 이어진다. 다만 빈속에 차 마시고 위가 아프다는 이도 있으니 체질을 살펴서 음용할 일이다. 작설차는 사찰음식에서 차를 우리고 난 잎으로 무침이나 튀김재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말려서 베갯속에 넣어두면 은은한 차향을 느낄 수 있고, 두한족열에 맞게 머리가 시원해진다. 수많은 향기를 내는 식물들 중에 작설차의 향기가 으뜸이다. <동다송>에서 초의선사는 영혼을 정화시킨다고 하였고, 불가(佛家)에서도 그 의미를 두고두고 느끼며 차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생고사리감자탕
생고사리감자탕

생고사리감자탕

재료: 생고사리 100g, 감자 1, 호박 40g, 건표고 3, 다시마 5, 청고추 1, 홍고추 ½, 채수 2, 집간장 1t, 들기름 1t, 된장 1T, 고춧가루 1t, 고추장 1t

1. 된장, 고춧가루, 고추장을 고루 섞어 미리 양념장을 만들어 놓는다.

2. 생고사리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10분정도 삶은 뒤 아린 맛을 우려낸다.

3. 감자와 호박은 반달썰기하고, 표고는 채 썰고, ·홍고추는 어슷썰기 한다.

4. 표고버섯과 고사리를 넣고 집간장과 들기름으로 밑간을 해서 볶다가 먼저 감자와 채수를 붓고 끓인다.

5. 국물이 끓으면 양념장과 호박을 넣고 한소끔 더 끓인 뒤 청·홍고추를 넣고 그릇에 담아낸다.

방아장떡
방아장떡

방아장떡

재료: 방아잎 50g, 호박 , 청고추 1, 홍고추 ½, 표고버섯 1, 밀가루 1, 고추장 1T, 된장 1T, , 부침유(들기름1T+식용유1T)

1. 방아잎은 씻어서 물기를 뺀다.

2. 호박, 청고추, 홍고추, 표고버섯은 씻어서 다진다.

3. 밀가루, 고추장, 된장, 물을 섞어 반죽을 만든 뒤 방아와 다진 채소를 넣고 잘 섞어준다.

4. 달군 프라이팬에 부침유를 두르고 반죽을 1스푼씩 올려 약한 불에 지져낸다.

곰취쌈밥
곰취쌈밥

곰취쌈밥

재료: 곰취 1(20), 7분도현미 2, 된장 1T, 조청1t, 소금 약간, 참기름 1t

1. 불린 현미로 고슬하게 밥을 짓는다.

2. 끓는 물에 뚜껑을 열고 곰취를 삶아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빼고 곰취대는 잘게 썰어 놓는다.

3. 된장, 조청, 참기름을 넣어 쌈장을 만든다.

4. 볼에 밥을 담고 소금, 참기름, 곰취대 잘게 썰은 것을 섞어 밥을 뭉친다.

5. 곰취를 펴놓고 뭉친 밥을 놓은 다음 쌈장을 올려놓고 보자기로 여미듯이 밥을 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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