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연등회는 본래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심을 찬탄하는 불자들의 축제였지만 이제는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문화축제로 거듭났다.

올해 연등회는 무엇보다 어린이들의 참가를 독려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다수 기획돼 눈길을 끈다. 연등회의 백미로 평가되는 연등행렬에서 참가자 누구나 작은 팔모등을 직접 제작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기존에는 사전에 연등행렬 참가단체를 접수해 행렬단을 꾸렸지만 올해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는 것이다.

작은 팔모등 만들기는 사단법인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와 함께한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팔모등을 만드는 데는 10~15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작은 노력으로 직접 만든 팔모등에 불을 밝혀 장엄한 연등행렬에 함께할 수 있다. 연등행렬이 펼쳐지는 54일 오후부터 탑골공원에서 참가비용 없이 자유롭게 동참하면 된다.

이뿐만 아니라 5일 어린이날 우정국로를 가득 메우는 전통문화체험마당에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사경·인경체험을 비롯해 도자기 만들기, 어린이 명상 등 많은 체험 프로그램을 어린이 주제로 구성했다.

이 같은 변화는 가정의 달인 5, 어린이날과 일정이 겹친 연등회가 가족들에게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세대전승의 가치도 담겨 있다. 여타 종교보다 세대전승에 취약한 한국불교, 연등회를 계기로 단절돼가는 가족 간의 종교전승이 원활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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