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무심히 넘길 일 아니다
‘어지럼증’, 무심히 넘길 일 아니다
  • 현불뉴스
  • 승인 2019.03.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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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어지럼증

원인 정확한 파악 중요
악화되면 ‘뇌종양’ 의심해야

봄이 시작됐다. 봄은 오행 중에 나무와 바람의 기운을 가져 성장이나 급속한 변화와 관련된 생리작용과 질병을 불러온다. 갑작스런 혈압의 변화나 어지럼증이 대표적으로 봄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겨우내 정체되었던 몸의 기능이 계절의 변화에 맞춰 나무와 바람의 기운을 따라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이 가운데 요즘 증가하고 있는 어지럼증에 대해 알아본다.

어지럼증은 그 증상을 정확하게 묘사하기 어렵지만 머리가 띵한 정도에서부터 눈앞이 빙빙 도는 심한 정도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른 말로는 현기증이나 현훈증이라고 하기도 한다.

어지럼증은 그 원인이 워낙 다양해서 처음부터 걱정만 할 일도 아니고 또한 결코 무심히 넘길 일만도 아니다. 다만 생명에 지장을 주는 위중한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경우는 많지 않으므로 우선 차근차근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주로 몸이 피곤하거나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때 우리 몸의 감각을 통합하는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된 것이다. 또한 드물지만 자율신경계의 장애로 인해 머리로 가는 혈액 순환량이 감소되어 생길 수도 있다.

어지럼증을 분류하는 방법도 일정하지 않지만 증상의 형태에 따라 현훈, 균형장애, 실신성 어지럼증, 심인성 어지럼증, 기타 어지럼증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원인 질환의 기원에 따라 말초성 원인(주로 귓속에 있는 평형을 담당하는 기관의 이상), 중추성 원인(주로 뇌 기능의 이상) 및 전신 질환(빈혈, 당뇨병, 갑상선 질환, 약물 복용 등)의 세 가지로 분류할 수도 있다. 그러면 어지럼증은 도대체 왜 생긴 것일까?

첫째, 어지럼증이 빙빙 도는 느낌인지 살펴본다. 도는 듯한 어지럼증은 뇌에 이상이 생긴 중추성보다는 귓속에 이상이 있는 말초성일 때가 많다. 반면 도는 느낌이 아닌 비회전성 현훈의 경우는 뇌 기능의 이상, 우울증, 자율신경실조증 및 갱년기장애에 의한 것일 수 있다. 특히 순간 아찔하게 느껴지는 어지럼증은 혈압이 갑자기 저하되는 경우와 연관된 것일 가능성이 많다. 일어설 때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 자율신경실조증, 뇌저동맥부전증 등이 그러한 상황을 일으킨다.

둘째, 반복적으로 생기는가, 아니면 한번 생기고 만 것인지 살펴본다. 반복적으로 생기는 경우에는 메니에르증후군, 뇌저동맥부전증을 고려할 수 있고, 한번 발작한 것이면 돌발성 난청, 전정신경염일 수 있다.

셋째, 어지럼증과 함께 나타나는 증상을 살펴본다. 이명(귀울음)과 난청이 동반되면 귓속의 내이장애를 의심한다. 사물이 요동치는 듯이 보이면 양측 미로장애와 약물에 의한 전정장애 때문일 수 있다. 사물이 겹쳐 보이며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지고, 운동실조가 있으면 뇌간에 생긴 병변을 확인해야 한다. 또 두통과 함께 나타나면 큰 문제가 없는 양성 재발성 현훈이 흔하지만 소뇌에 출혈이 생겼거나 이 부위에 있는 혈관이 막힌 소뇌경색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넷째, 어떤 상황에서 어지럼증이 생기는지 유발조건을 확인해본다. 가령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는 것처럼 일정한 머리 위치로 인해 유발되며, 눈의 떨림이 30초 이하로 나타난다면 양성 발작성 두위성 현훈(이석증)을 생각할 수 있다. 반면 눈의 떨림이 지속적인 경우는 중추성 두위성 현훈을 의심한다. 또 목의 움직임으로 유발되는 경우는 경추를 지나는 혈관이나 신경에서 비롯된 현훈과 머리의 아랫부분에 분포하는 추골뇌저동맥의 문제 때문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세세한 평가가 필요하다.

다섯째, 증상의 추이를 살펴보는데,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점차 악화되면 뇌종양은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간결하게 정리해보자. 어느 날 어지러운 증상이 생겼다. 이때 우선 보는 것과 듣는 것에 대한 이상이 없고 머리가 아픈 것이 동반되지 않았다면 대개 심각한 것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피로, 허약, 긴장, 편두통, 기립성 저혈압, 양성 체위성 현훈 등으로 생겼을 수 있다. 물론 확실한 원인 질환의 감별을 위해서는 신체검사 및 신경학적 검사, CT 및 MRI 검사 등을 시행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뇌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영상검사를 받아야할까? 떨림, 마비, 경련 등 신경학적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 자세불안이 심한 경우, 경험하지 못했던 심한 두통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 중추성 요인의 눈 떨림을 나타내는 경우, 48시간이 지나도 어지럼증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 등이다.

뇌혈관 질환이나 뇌종양 등에 의한 경우에는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가 우선이지만 단순한 자세변화에 의한 현훈이나 피로, 자율신경실조 등에 의한 경우에는 사물탕과 사군자탕을 합한 팔진탕 등의 처방을 써서 기혈(氣血)을 보강하거나 나무와 바람의 기운을 안정시키는 한약과 침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다. 그리고 요즘 흔한 이석증에 의한 어지럼증의 경우에도 특정한 방법으로 머리를 돌려서 이석의 위치를 정상화시키는 이석정복술을 시행한 다음, 한의치료를 시행하는 것도 좋다.

한편 난치성인 메니에르증후군 역시 한의치료가 기대되는 어지럼증의 원인 질환이다. 이 병은 갑자기 발생하여 수 분에서 수 시간 동안 지속되는 어지럼증과 함께 귀가 꽉 찬 느낌과 이명이 함께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발작이 반복될수록 청력도 감소된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귀 안의 막성 미로 속에 임파액이 축적되고 압력이 높아지는 것이 주된 병리 기전이므로 한의학에서는 수기(水氣)를 빼고 풍(風)을 진정시키는 치료를 적용한다. 수개월 동안 오령산과 방풍, 조구등, 구기자 등의 한약을 투여하고, 귀 주변의 경혈과 간(肝) 경락의 혈자리에 침치료를 정기적으로 병행하여 발작의 정도와 빈도를 감소시키고, 청력 감퇴를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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