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범어사, 금정中서 3.1운동 100주년 행사

부산 범어사가 금정중학교에서 개최한 3.1운동 100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대중이 태극기 물결을 이루고 있다.

부산 금정중학교에 태극기 물결이 가득 찼다.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함성이 우렁차게 울려 퍼졌고 스님들은 묵념하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위한 기도를 시작했다.

지방학림 명정학교 중심으로
부산 최초 만세운동 주도해
선열들 희생 다시 되새기며
독립운동가 추서 활동 다짐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경선)37일 부산 금정중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금정중학교는 일제강점기 당시 범어사 지방학림이었던 명정학교의 후신이다. 범어사는 명정학교 독립운동 관련 학술대회를 개최하며 범어사 명정학교를 중심으로 독립만세운동이 부산에서 최초로 일어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공식적인 부산 최초 독립만세운동으로 알려진 311일 일신여학교(현 동래여고) 좌천동 거리보다 앞서는 기록으로, 당시 만세운동 장소는 동래장터였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은 부산 최초 독립만세운동과 독립운동의 중심이 됐던 명정학림을 알리고 순국열사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개최됐다. 기념식은 명정학교 영상이 나오는 가운데 명종 33타로 시작됐으며 국민의례 및 헌다와 헌화가 이어졌다. 이어 범산 스님(범어사 부주지)이 국태민안과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발원문 낭송,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진혼의식 순으로 진행됐다. 내빈들의 기념사와 추모사도 이어졌다.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과 박수관 신도회장 등 사부대중이 태극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금정중학교의 전신인 명정학교는 부산 독립운동이 최초로 시작된 곳이자 민족 투사들의 애국심이 모인 집결지였다내 조국을 위해 죽음을 불사한 호국정신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관 범어사 신도회장은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희생 덕분에 우리 후손들은 독립국에서 자유롭게 산다끈질긴 집념과 투혼으로 나라를 사랑한 정신은 영원히 살아 숨쉰다고 말했다.

기념식 후 현장에 참여한 범어사 3.1운동 유공자 유족들의 모임도 진행됐다. 100년 전 범어사 명정학교 독립운동 당시 옥살이를 한 유공자는 총 34명으로 집계됐으나 현재 유공자 중 훈격된 독립운동가는 15명이 전부다. 또한 유공자 유족 현황이 파악 안 돼 독립운동가 추서가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범어사는 앞으로 정기적인 학술대회 및 기념식으로 중요성을 강조하고 독립유공자를 위한 활동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오우영(오긍상 독립운동가 자녀·범어사 3.1운동 유공자 모임) 회장은 유공자로 서훈을 받은 분보다 못 받은 분들 더 많은 상황이다. 앞으로 발굴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추진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유족 가운데 윤석문 씨는 대통령 표창 당시 받은 훈장을 금정중학교에 기증하고 독립운동가들의 애국활동을 널리 알려줄 것을 부탁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독립유공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범어사 명정학교는 19066월 금어암에 사립 명정학교로 개교했으며 범어사 스님들을 비롯해 지역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했다.

이후 범어사 3.1만세운동은 명정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일어났으며 191937일 동래 장날 선언문을 배포하고 만세를 제창해 부산지역 만세 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독립운동가들은 대부분 부산 또는 대구형무소에서 모진 고문과 옥고를 치렀으며, 당시 일제는 3.1 만세운동을 빌미로 명정학교와 지방학림을 강제 폐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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