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불교신도회, 독자노선
제25·26대 회장 이취임식
부산불교신도회 행사 안 알려
연합신도회 “참석 자제” 문자
대화 제안 서로 기다리는 자세
부산불교신도회와 부산불교연합신도회의 통합을 위해 지난해 7월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가 출범했지만 통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양측 모두 상대방이 먼저 대화를 제안하길 기다리는 데다 부산불교신도회는 독자노선을 걷고, 총연합신도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양새다.
이 같은 움직임은 2월 25일 부산불교신도회가 부산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제25·26대 회장 이·취임식’을 봉행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부산불교신도회는 함께 통합을 논의해야 할 총연합신도회 측에 행사 개최 사실을 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총연합신도회 사무국은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 및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에서 인정하지 않는 관련 없는 단체이오니 참석하지 않음은 물론 이러한 소식은 무시하여 주시길 당부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를 회원들에게 발송했다.
본래 부산불교를 대표하는 재가단체는 1967년 5월 창립된 부산불교신도회였으나 2008년 11월 부산불교연합신도회가 새롭게 출범하면서 양분된 형태를 유지해왔다. 당시 연합신도회는 부산불교계 대화주였던 故하도명화 보살이 부산불교신도회에 기부한 해운대구 소재 토지 기금 사용처에 대한 부적절성을 제기했으며, 이는 연합회 출범의 원인이 됐다. 당시 기금은 부산불교신도회관 건립을 위해 사용하려 했으나 재정 집행 부분에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이 같은 문제는 부산불교신도회 측도 인정하고 있다.
결국 지난해 부산불교연합회장 경선 스님(범어사 주지)이 화합을 위해 힘쓰면서 양측에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 출범을 제안해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출범식에 부산불교신도회가 참여하진 않았지만 통합의 가치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양측의 통합 가능성이 총연합신도회 출범 때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신임 부산불교신도회장으로 취임한 정정복 회장은 “통합을 논하기에 앞서 부산불교신도회 역대 회장이 불교발전에 끼친 활동과 공적을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예를 갖춰야 한다”며 총연합신도회 측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어 정 회장은 “화합을 위해서 소통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자리에 함께하겠다”고 말했지만 먼저 대화를 제안하겠다는 표현은 하지 않았다.
총연합신도회 측 역시 “공식적인 대화 자리가 마련되면 언제든 소통하고 통합을 위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 역시 수동적인 표현이어서 양측의 대화가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