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대한(大寒)

대한(올해 양력 1월 20일)은 음력절기로 섣달에 해당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절기이다. 그래서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는 말이 나온 것 같다.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는 속담처럼 소한의 추위가 절정이고 대한 무렵이 되면 날씨는 다소 포근해진다.

깊은 동안거가 막바지에 이르는 무렵, 사찰은 안팎으로 살림 정리를 시작한다. 후원에서는 묵은 나물이 얼마나 남았는지 살펴서 정월 보름까지 먹을 것을 남긴다. 봄이 되면 광대나물, 냉이, 머위부터 나물들의 땅오름이 시작된다.

대한 역시 소한의 맛의 연장이지만 결제중인 선원이나 대중처소에서는 만두를 자주 빚는다. 절집만두는 묵은지를 넣은 아주 간단한 만두부터 다채로운 소를 넣은 만두까지 다양하다. 지역마다 절집손맛에 따라 다르지만 김치와 두부, 당면, 버섯, 시금치, 당근, 양배추와 호박을 넣고 만든다.

만두소는 둘째 치고 만두피를 만드는 일은 가장 수고롭다. 한때는 만두피를 시중에서 구입해 사용하기도 했지만 냉동보관 된 만두피로 만두를 맛나게 만드는 게 더 어려웠기에 반죽을 직접 하게 됐다. 밀가루 귀한 시절을 지나 지금의 만두 만드는 형편은 많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떡국 역시 자주 상에 오르는 음식이다. 국물내기가 쉽지 않아서 갖은 노력을 해서 맛국물을 만들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처럼 마른 표고버섯이나 다시마가 흔치 않던 시절, 오로지 집간장과 무 끓인 물로 맛을 내야했기에 공양간서 떡국 끓이는 날이면 소임자들의 긴장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잘 익은 김치와 메밀가루, 무로 만드는 김치메밀전병 역시 이 절기에 딱 맞는 음식이다. 기름기 없이 팬에 구워내는 전병은 뒤집지 않고 익히는 것이 중요하고, 무는 들기름에 잘 무쳐서 센불에 덖는 일이 중요하다. 너무 익혀도 안 되고 설익으면 맛이 부족하다.

세상 수많은 음식 중에 남의 살이 내 밥상에 오르지 않는 즐거움만한 일이 있겠는가? 어느 세상에 태어나도 빚을 지지 않는 생명살림공덕은 넘쳐도 당당하리라. 
 

절집만두

절집만두
두부 1모, 마른표고 4개, 유부 5장, 숙주 80g, 묵은지 80g, 시금치 50g, 당근 40g, 청고추 2개, 홍고추 1개, 참기름 적당량, 집간장 적당량, 통깨·소금·후추약간

만두피 : 강력분 2컵, 찹쌀풀물 150㎖(찹쌀가루2큰술, 물2컵을 넣어 끓인다), 올리브유 2t, 소금 약간 (덧가루용 밀가루1/4컵)

1. 두부를 베보로 싸서 으깨면서 물기를 짠 뒤 참기름과 소금, 후추를 넣어 밑간하다. 

2. 불린 표고버섯은 물기를 짜고 다진 뒤 참기름과 집간장으로 밑간해서 덖어준다.

3. 유부는 끓는 물에 두 번 데쳐내어 기름기를 제거하고 물기를 짠 후 다진 후 집간장과 참기름으로 밑간해서 볶는다.

4. 숙주와 시금치는 삶아서 물기를 짠 뒤 다져서 참기름과 집간장으로 무친다.

5. 당근과 청, 홍고추도 다진 뒤 참기름을 두른 팬에 덖어낸다.

6. 묵은지는 김치소를 털어내고 물기를 꼭 짜서 참기름과 통깨를 넣고 중간불에서 아삭하게 익혀준다. 

7. 준비한 재료가 다 식으면 섞어서 약간 치대듯이 만두소를 만든다.

8. 만두피는 찹쌀풀을 먼저 만들어 놓은 다음 밀가루를 채에 곱게 내린 후 만두피 재료를 섞어서 반죽한 뒤 비닐봉지에 담아 30분정도 숙성시킨다.

9. 숙성된 만두피를 가래떡모양으로 굴려서 잘라 덧가루를 뿌린 후 밀대로 밀어 만두피를 만든다.

10. 빚은 만두피에 만두소를 넣어 만두를 빚는다.

11. 김이 오른 찜솥에 20분 정도 빚은 만두를 쪄낸다.
 

절집떡국

절집떡국
떡국떡 2컵, 채수 5컵(마른표고20g·다시마20g), 사각유부 4개, 은행 10알, 밤 2개, 시금치 30g, 당근 30g, 포두부 1팩, 가죽대 말린 것 10g, 무 50g

1. 포두부 2장은 치자물에 3시간가량 담가 노란 물을 들인다. 노란색과 흰색 포두부 2장씩 각각 채 썰어 참기름과 소금 간을 해서 팬에 덖는다.

2. 솥에 물 7컵을 부어 무를 먼저 넣고 끓이다가 마른표고, 다시마, 가죽대 말린 것을 10분간 끓인 후 건더기를 건져내고 집간장 1큰술을 넣어 국물을 만든다.

3. 유부는 끓는 물에 2번 삶아 찬물에 헹군 후 채 썰어 집간장, 참기름으로 밑간해 덖어준다.

4. 국물에서 건져낸 표고버섯은 채 썰어 참기름과 집간장으로 간을 해서 센불에 볶는다.

5. 은행은 마른 팬에 덖어서 껍질을 벗겨내고 밤은 편썰기해서 팬에 굽는다.

6. 시금치는 씻어서 2cm로 자른다.

7. 국물에 떡을 넣고 익힌 다음 시금치를 넣고 익힌다.

8. 그릇에 떡을 건져내고 국물을 부은 다음 고명을 얹는다.
 

김치메밀전병

김치메밀전병
김치 1컵, 메밀가루 1컵, 무 100g

1. 김치를 잘게 채 썬다.

2. 메밀가루는 물에 갠다.

3. 무는 곱게 채 썰어 들기름에 무친 다음 팬에 덖는다. (물기가 없도록)

4. 팬에 기름을 두르고 메밀을 한 국자 펴놓은 다음 팬을 들어 둥글게 원을 그리며 팬에 메밀옷이 잘 펴지도록 전병을 구워낸다.

5. 접시에 메밀전병을 펴놓고 김치와 무를 넣고 돌돌 말아서 썬 다음 접시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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