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행 스님, 조불련에 제안
금강산서 건립부지 상의도

2월 13일 강수린 조불련 중앙위원장(오른쪽 세 번째)과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오른쪽 두 번째)이 신계사 경내에서 템플스테이 제반시설을 건립할 부지를 상의하는 모습. 사진제공=조계종

지속적으로 금강산 신계사 템플스테이 실현 의지를 피력해온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강수린 북한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장을 만나 가능성을 타진해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북측 불교계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신계사 템플스테이 사업이 탄력 받을 전망이다.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덕조 스님은 2월 14일 기자들과 만나 앞서 12~13일 금강산서 진행된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 참가 성과를 밝혔다. 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장 범해 스님, 교구본사주지협의회 부회장 진화 스님(송광사 주지), 덕조 스님이 불교계 대표인사로 참가했다.

2월 14일 사회부 기자 브리핑
남북불교 최고 지도자 첫 만남
공동 봉축행사 등 협의 이어가
문화교류 협력사업 탄력 전망


조계종에 따르면 원행 스님은 북한불교계를 대표하는 강수린 중앙위원장과 차금철 서기장을 신계사에서 만나 그간 국내에서 정관계 인사들에게 피력해온 금강산 템플스테이 사업을 직접 제안했다. 강 위원장은 원행 스님에게 템플스테이관 건립 부지를 먼저 제안해 상의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행 스님과 강 위원장이 직접 대면 접촉해 남북 불교교류 사업에 대해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덕조 스님은 “원행 스님과 강 위원장, 차 서기장은 식사를 하거나 행사장 내 이동 중 신계사 템플스테이, 점등식, 사찰림 조성 등 사업에 대해 실질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신계사 방문 시 강 위원장이 먼저 원행 스님에게 신축 건물을 세울만한 부지 선정에 대해 상의하기도 했다. 모든 사업에 대한 명확한 피드백은 없었지만 상호 의견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계종은 꾸준히 북측에 문화교류 협력사업에 대해 제안해왔다. 원행 스님은 연대모임 행사에서 범종교계와 함께 신계사를 참배한 뒤 법당에서 직접 공식 서한을 강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해당 서한은 남북 공동 부처님오신날 기념행사를 열기 위한 방북과 초청, 신계사 템플스테이 시범 운영과 전통문화유산 활용, 사찰림을 중심으로 한 양묘 사업과 복원 사업 등 구체적인 실무 협의 개최에 대한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사회부는 사업 구체화를 위해 중국 심양서 대면 접촉을 추진하고, 조불련 측에 팩스 발신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성과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사회부에 따르면 종단은 템플스테이 사업에 대한 북측의 이해를 돕기 위해 프로그램 구성, 행사 규모, 건물 단면도 등을 서류로 보내 실무적인 선에서 보다 진전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덕조 스님은 “우리 불교계가 이룬 남북교류협력의 상징적인 장소인 신계사를 전체 참가자들이 방문하고 7대 종교 수장들이 함께 참배한 것은 무척 의미 있다. 지난 10년간 경색돼 있던 남북관계가 새롭게 나아가고 있는 분위기에 맞춰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대북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신계사 템플스테이를 계기로 다양한 사업을 통해 남북교류에 물꼬를 트는 날까지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2월 13일 오전 외금강 해맞이 행사에서 남측대표로 연설문을 읽는 원행 스님. 사진제공=조계종

한편 연대모임 행사는 1일차에 전체 모임 및 종교계를 비롯한 단위별 대표모임, 2일차는 외금강 해맞이 행사 및 원행 스님 대표 연설, 신계사 참배 등이 진행됐다. 종교계 대표모임은 양측 종교 지도자들의 상견례 차원서 진행됐다.

원행 스님은 둘째 날 삼일포 앞 바다서 일출을 보며 한국 대표로 “지난해 남북 정상의 만남이 곧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졌고 우리는 또 한 번의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100년 전 시작된 3.1운동은 이제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정착, 남북통일로 귀결돼야 한다. 차이와 다름은 구체적인 실천으로 해소될 수 있다”고 연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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