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J, “명백히 기독교와 상반되는 행위”
소송·온라인 청원 등 보이콧 움직임도

미국 기독교 보수단체인 ACLJ가 공립학교에서 시행되는 불교식 명상교육 프로그램을 반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ACLJ 홈페이지 반대청원서 화면.

미국의 기독교 보수단체가 공립학교에서 시행되는 마음챙김 명상 교육 프로그램을 반대하는 캠페인 활동을 시작해 불교계의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해외 불교 매체 라이언스로어(Lion’s Roar)는 최근 “한 기독교 단체가 공립학교에서 진행되는 명상 교육 프로그램이 ‘명백히 기독교와 상반되는 행위’이자 ‘불교도의 명상’이라고 비판하며 반대청원 캠페인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기독교식 이외 일절 배격해
“학생에게 명상 강요” 주장
실용명상 지지자, 사색 위한
범종교적 방법론이라 반박


명상 교육 반대 운동에 나선 단체는 보수 종교단체인 미국법과정의센터(American Center for Law and Justice, ACLJ)이다. 

ACLJ는 일부 학교에서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오디오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을 “이 수행법은 불교에서 행해지는 것과 같다”면서 문제 삼았다.

ACLJ는 불교를 질병에 빗대어 비판했던 TV전도사 출신의 팻 로벗슨(Pat Robertoson)이 설립한 단체로,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측 한 사람인 제이 세큘로우(Jay Sekulow)가 자문대표로 있다. 

ACLJ의 주요 활동으로는 공립학교에서 기독교식 기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ACLJ는 “우리는 학부모들에게 알리는 것을 비롯해, 학부모 미국정보공개법(FOIA)신청 및 소송을 포함한 다각적인 법적 캠페인을 시작하고 있다”며 “공립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불교 명상을 가르치는 것은 위헌”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1월, ACLJ 대표단은 학교에서 시행되는 주의력 프로그램에 반대하기 위해 콜로라도에서 열린 학교 이사회에 참석했다. 

ACLJ는 “명상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학생들은 책상에 앉아 그들 내면의 선함을 찾거나 자연과 합일되기를 강요받는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라디오 쇼를 진행하는 제이 세큘로우는 그의 프로그램 ‘세큘로우의 라디오쇼’에 ACLJ 수석변호사 에비 서덜랜드를 초청해 공교육에서 시행되는 명상 프로그램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했다. 

인터뷰에서 에비 서덜랜드는 명상 프로그램이 “매우 공격적인 불교식 교육”이라며 “‘내면을 들여다봐라’ ‘내 안의 선함을 찾아라’ 는 내용은 명백히 기독교에서 가르치는 것과 상반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세큘로우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관계자는 “이런 교육방식은 교육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독성이 매우 강한 이데올로기로, 우리 아이들의 영혼을 타락시키는 것이 될 수도 있다”며 “나에게는 두 어린 자녀가 있는데 내 아이들이 창조와 선, 평화만을 생각하며 빈둥거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나의 두 천사가 탐험가에 대해 배워야 한다면 그 대신 예수와 트럼프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세큘로우는 청취자들을 상대로 불교 명상 교육을 막기 위해 힘을 모아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 방송을 듣고 있다. 여러분들의 자녀의 학교에서 명상 프로그램이 진행되는지 확인해 달라”며 “우리는 학교 이사회에 연락해서 필요시 변호사를 파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ACLJ는 명상 프로그램이 불교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세큘로우는 또한 명상 프로그램 중 하나인 ‘마인드 업(MindUP)’이 불교신자인 골디 혼에 의해 설립됐기 때문에 이같이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용적인 명상수행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명상은 불교적 관습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명상은 다양한 이름들로 전세계의 종교적 전통에 사용되는 사색적인 행위”이며 “오늘날 학교 대부분에서 활용되는 프로그램은 전문 임상의가 개발해 과학적으로 검증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