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칼로 위협해 불가피”
난민 “경찰 공격한 적 없어”

현지 경찰의 발포로 총상 입은 로힝야족 주민들. 사진출처=더인펜던트

미얀마 무슬림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군부의 무자비한 행태가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로힝야족을 보호하겠다며 만든 내국 난민촌(IDP)에서 무장 경찰이 난민들을 향해 총을 쏘는 참사가 벌어진 데 이어, 최근 로힝야족 난민 송환 실패 책임을 방글라데시에 전가해 국제사회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11월 19일 VOA뉴스·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경찰은 전날 라카인주(州) 주도 시트웨 인근 아 나욱 예 IDP에 20여 명의 무장한 경찰관을 보냈다. 최근 로힝야족 난민 100여 명을 태운 채 양곤 인근 해역에서 적발된 선박의 소유주를 검거하기 위함이었다. 이 과정에서 4명의 난민들이 총상을 당했다.

경찰 측은 난민들이 자신들을 에워싸고 칼로 위협해 불가피한 발포였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난민촌 벵갈리(군부 및 극우불교단체에서 로힝야족을 낮춰 부르는 말)들이 검거 과정을 방해해 발포 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벵갈리가 다쳤다고 들었다. 구체적 내용은 모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로힝야족은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 로힝야족은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경찰을 공격한 적 없다. 경찰은 경고 사격 없이 곧바로 주민들에게 발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상황에 당초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로힝야족 난민들의 송환 계획도 무산됐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양국이 방글라데시로 망명한 로힝야족 난민 일부인 2251명을 1차 송환 대상자로 선정, 본국행을 추진한 지 약 일주일만의 일이다. 로힝야족은 총격 사태 등이 발발하자 시민권 및 안전 보장을 촉구하며 송환을 거부하고 있다.

문제는 미얀마 당국이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은 채, 로힝야족을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국적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 특히 난민들의 송환 거부를 두고 방글라데시 측에 원인을 돌리면서 자신들은 ‘할 만큼 했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에 국제사회 공분이 일고 있다. 그동안 중재 역할을 하던 UN에서도 ‘내로남불’식의 미얀마 당국의 행태에 우려를 표명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의사에 반하는 송환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비난했다. 국제앰네스티, 휴먼라이츠워치도 송환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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