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17대 중앙종회가 개원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11월 9일 조계사에서 개원법회를 봉행하고 제213회 정기회를 개최했다. 정기회에서는 4선의원인 범해 스님이 만장일치로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으며, 수석부의장과 차석부의장에는 장명 스님과 주경 스님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중앙종회는 상임분과위원장과 위원 등을 선출·배정하며 원 구성을 마쳤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사회로 따지면 ‘국회’와 같다. 즉, 종헌 종법을 만드는 입법기구이면서 총무원 집행부를 견제하는 행정적 장치이기도 하다.

지난 제16대 중앙종회는 역대 어느 회기와 비교해 봐도 적지 않은 입법활동을 펼쳤지만, 논의만 하다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유야무야 된 사안도 적지 않았다. 또한 굵진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제기된 종법 미비사항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점도 있다.

‘입법기구’로서 제17대 중앙종회가 해야 할 일은 명증하다. 종법 미비사항들을 잘 정비하고 현재 종도들이 원하는 입법들을 이뤄야 한다. 특히 지난 회기보다 이번 중앙종회는 재선의원 비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어서 활발한 입법활동을 기대하게 된다.

조계종은 지난 몇 년간 끊임없는 내외적 잡음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올해에도 잇단 악재로 총무원장이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진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아직도 그 여진은 남아있다.

이럴 때일수록 중앙종회는 집행부 견제기구로 화합할 부분은 화합하고, 비판할 부분은 날선 비판을 행해 종단이 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조계종 제17대 중앙종회가 어느 회기보다 입법기구이자 견제기구로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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