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중앙博, 8일 금석문 탁본 조사 학술대회서

불교중앙박물관은 11월 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금석문 탁본 조사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경북 지역 고승비문 탁본을 통해 나타난 고려시대 승단 구조와 형성 등을 확인한 연구가 발표됐다.

불교중앙박물관(관장 송하)은 11월 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금석문 탁본 조사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불교중앙박물관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했던 경상북도·대구 지역 ‘금석문 탁본조사 사업’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으며, 경북 지역 금석문 탁본조사를 통한 연구 논문들이 발표됐다.

대각국사비 등 4기 음기 분석
승정제도 등 문도 형성 살펴
고려 정종 이후 문파분열 조짐
경북 탁본 조사 성과들 발표도


특히 한기문 경북대 사학과 교수는 ‘경북지역 고려 고승비 음기의 문도 검토’를 통해 고려시대 승단 구조의 변화를 살펴 눈길을 끌었다.

한기문 교수가 살핀 고승비문은 탁본 조사가 된 경북 고승비 중 △선봉사대각국사비 △운문사원응국사비 △중수용문사기 △인각사보각국존비 4기의 음기다.

이를 통해 한기문 교수는 4기의 비문마다 문도직명이 달랐음을 확인했다. 실제 법손 대사 이상만 기재된 비문이 있었고, 비직자·법리주지중대사·법리명공·기계명공 등의 직명을 쓴 비문도 존재했다. 또한 사법제자와 집사제자로 분류하거나 대선사·수좌·산림·입선 등을 기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 통해 한기문 교수는 “고려 초기 고승비에는 문도에 대한 상세한 명단이 없이 상족·수제자만 기록했지만 사원 강회가 활발해지고 예비·본고시 등 승정제도가 갖춰진 정종 대부터는 교단이 정비되면서 문도 승계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문도 형성에 승정이 개입되고 문도 이동과 분열이 나타났다”면서 “고려 중기에 이르러서는 승속일체(僧俗一體) 결사운동의 반영으로 세속제자 명단이 기재되고 법계와 함께 소속 사원이 명시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고승 문도의 형성은 종단을 구성하는 바탕이 되지만 승정에 고승이 깊이 개입함으로써 문도가 이동, 분열하기도 해 종단의 안정을 흔드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이 진행하는 2018년도 금석문조사사업의 책임연구원 흥선 스님이 고성 건봉사에서 열린 현장설명회에서 사명대사사적비편의 탁본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남동신 서울대 교수가 ‘조선 후기 금석첩 편찬과 대동금석서’를, 김용선 한림대 명예교수가 ‘경북 지역의 일반석문 조사와 의의’를, 김민규 박사(동국대)가 ‘경상북도의 묘비 건립과 양식 연구’를 발표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들은 불교중앙박물관의 금석문 탁본조사가 있기에 가능했다. 불교중앙박물관은 2014~2017년 대구 268건, 경북 1204건 가운데 자문위원회를 거쳐 불교 금석문 61건, 일반 금석문 139건 등 200건을 탁본해 조사했다. 이 같은 조사를 통해 새로운 역사적 사실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2017년 조사의 경우 포항 석남사지 남파대사비·성주 시문용 유허비 등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비문을 수집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특히 석남사지 남파대사비의 탁본을 통해 시문이 뛰어났던 계오 스님의 필체를 확인했다.

이에 대해 불교중앙박물관은 “기존 탁본들은 공개돼 있는 자료가 적고, 접근성도 떨어졌다. 하지만 박물관의 금석문 탁본조사 사업은 주기적으로 탁본을 전시하고 조사결과서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금석문에 관심을 갖는 학자와 일반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관련 연구를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불교중앙박물관은 내년 1월 25일까지 경북 지역 금석문 탁본들을 총망라한 테마전 ‘금석문 탁본전-경북 역사를 두드리다’를 개최한다.

불교중앙박물관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문화재청과 함께 진행한 ‘전국 금석문 조사 사업’ 중 대구ㆍ경북지역의 금석문 200건을 정리해 마련한 이번 전시에서는 국보 2건, 보물 3건, 경북유형문화재 4건을 포함한 총 34개 비의 탁본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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