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지정예고… 조선시대 불상·경전 4건도

보물로 지정예고된 회암사명 약사여래삼존도. 문정왕후가 아들 명종의 만수무강을 위해 조성한 400여 불화 중 하나다.

조선 문정왕후(1501~1565)가 아들 명종의 만수무강을 위해 제작한 불화가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16세기 문정왕후가 발원한 ‘회암사명 약사여래삼존도’를 비롯해 조선 시대 불교 조각과 고려·조선 시대 불교경전 등 4건에 대해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0월 25일 밝혔다.

‘회암사명 약사여래삼존도’는 1565년(명종 20년) 중종 계비 문정왕후가 아들인 명종(明宗)의 만수무강과 후손 탄생을 기원하며 제작한 400점의 불화 중 하나로, 경기도 양주 회암사(檜巖寺)의 중창에 맞춰 조성된 것이다.

회암사의 대대적인 불화 조성을 추진한 문정왕후는 많은 불사(佛事)를 추진한 불교 후원자였고 회암사는 문정왕후의 후원을 받은 승려 보우의 활동기에 전국 최대 규모의 왕실 사찰로 번창했다. 이후 쇠퇴해 19세기 초 폐사지가 되었고, 지금은 ‘회암사지(檜巖寺址)’라는 명칭으로 사적 제128호로 지정돼 있다.

이 불화는 가운데 본존인 약사여래를 중심으로, 왼쪽에 월광보살(月光菩薩), 오른쪽에 일광보살(日光菩薩)을 배치한 간략한 구도로, 금니로 그려 매우 화려하고 격조 있는 품위를 보여준다. 주존불과 보살 간에 엄격한 위계를 두어 고려불화의 전통을 따랐고 갸름한 신체와 작은 이목구비 등 조선 전기 왕실 발원 불화의 특징이 잘 반영되어 있다.

당시 제작된 총 400점의 불화는 대부분 흩어져 현재 미국과 일본 등지에 총 6점이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국내에는 ‘약사여래삼존도’만이 유일하게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은 “‘회암사명 약사여래삼존도’는 조선 시대 최대 규모 왕실 불사 회암사에서 제작한 역사적, 불교사적으로 상징성이 높은 작품”이라며 “조선 전기 왕실불교 부흥에 영향을 끼친 왕실 여성들의 활동과 궁중화원이 제작한 불화 연구에 매우 중요한다”고 지정 예고 이유를 밝혔다.

보물로 지정예고된 목포 달성사 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목포 달성사 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은  1565년(명종 20년) 향엄(香嚴) 등 5명의 조각승이 참여하여 조성한 작품으로, 지장삼존·시왕·판관·사자 등 19구로 이루어진 대단위 불상군이다.

임진왜란 이전에 조성된 불상조각 중 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이 모두 남아있는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 조각사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특히, 지장보살상의 경우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에 올린 반가(半跏) 자세를 취하고 있어 ‘강진 무위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의 지장보살상’(보물 제1312호), ‘봉화 청량사 목조지장보살상’(보물 제1666호)과 더불어 조선 전기의 보기 드문 형식으로 희소성과 조형적 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3’과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5’는 불교의 경전인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중 각각 권3과 권5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불교 의식 중 하나인 참회법회를 통해 부처의 영험을 받으면 죄를 씻고 복을 누리게 되며, 나아가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발원의 내용을 담고 있다.

권3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유통된 판본(版本) 중 하나로, 1352년(공민왕 1년)에 간행됐다는 보물 제875호의 말미에 있는 기록을 통해 권3 역시 이 시기에 인출된 것으로 판단된다. 권5는 1316년(충숙왕 3년) 처음 판각된 후 조선 초기에 인출된 판본으로 추정되며 조선 초기에 사용된 구결(口訣)이 표시돼 서지학·국어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회암사명 약사여래삼존도’ 등 4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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