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유 스님, 10월 19일 향상포럼서 주장

한국불교 국제화·세계화를 위해서는 높은 수준을 가진 비구니 스님들의 역할이 중요하며 이를 조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마음선원 독일지원서 수행중인 혜유 스님〈사진〉은 10월 19일 중앙신도회 전법회관 3층 보리수실에서 열린 ‘10월 향상포럼’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한국불교 국제화를 위한 비구니 역할, 전망, 제언’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혜유 스님은 현재 비구니 승가를 진단하고 대만불교와 한마음선원을 불교 발전과 세계화 사례로 들며 향후 방안들을 진단했다.

한마음선원·대만불교 사례서
불교 발전·세계화 동력 찾아

대만, ‘비구·비구니 평등’ 강조
비구니 승가 활동 발전 견인

해외 지원 10곳 한마음선원
다양한 미디어 매체 바탕한
외국어 법문집·영상 효과 多

스님은 현재 한국 비구니 교단은 1600년 전통이 지속된 승가집단으로, 평등의 실천모델로 봐도 무방하지만 현실에서의 위상은 그렇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개별적, 신행적, 종교적 영역에서의 역할만 주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혜유 스님은 “다른 나라의 비구니보다 한국 비구니의 교육 수준은 상당히 높다”면서도 “그러나 많은 비구니들이 강원 졸업 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다. 사찰에서 돌봐주던 풍토가 바뀌어 각자도생의 풍토가 현재 불교계에 접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혜유 스님은 한국불교 국제화를 위해 비구니 승가가 뚜렷한 정체성 확립과 활성화된 조직 구성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스님은 대표적 사례로 대만불교계와 한마음선원을 들었다.
40년 전만해도 전 국민의 30%를 밑돌았던 불교 신자를 80%까지 끌어올렸던 대만불교는 교육·조직·복지·문화·수행 등의 분야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국제화를 위해 세계 각국 진출에 적극적이다.

이와 같은 대만불교의 부흥기에 비구니 스님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한 혜유 스님은 대만 비구니의 리더십 향상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로 다른 불교국가보다 대만이 남녀평등 이념을 빠르게 잡은 점과 영향력 있는 비구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꼽았다.

혜유 스님은 “대만으로 이주한 중국의 비구들에 의해 비구와 비구니를 위한 정식계율이 제도화됐고 영향력 있는 비구 스님들이 비구니 승단 발전을 장려하며 비구니의 교육과 수련을 강조했다”면서 “이런 노력이 사회적으로 남녀평등 의식이 자라나고 있던 대만사회에 영향을 끼쳤고, 불교 승가집단이 시대적 변화에 응답해 이끌고 가는 엔진이 됐다”고 평가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한마음선원 독일지원 신도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한마음선원은 10곳에 해외지원을 설립해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불교 자료사진]

이와 함께 혜유 스님은 미국 뉴욕, 시카고, 워싱턴, 캐나다, 독일, 브라질 등 10곳의 해외지원을 두고 현지 포교를 하고 있는 한마음선원의 사례도 들었다. 한마음선원은 불교 세계화를 위해 법문·경전 번역뿐만 아니라 학술대회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출판부·미디어부·영상부·국제문화원을 조직해 외국어 법문집 출간,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박람회 참가, 유튜브 외국어 영상법문 개제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실제, 한마음선원의 일련의 노력에 대해 만프레드 후터(Manfred Hutter) 독일 본대학 아시아연구소장은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혜유 스님은 “현재 젊은 세대에게는 영상포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선원은 유튜브에 영어채널을 운영해 대행 선사의 법문을 영어·독일어 자막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포교 방식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현 시대에 적합한 불교계의 다양한 시도”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혜유 스님은 현재 비구니 스님들의 조직적 활용을 일선 종단·단체에 주문했다. 스님은 “대만불교의 비구니 활동과 한마음선원의 활동의 공통점은 정체성이 뚜렷하고 조직이 뒷받침돼 있다는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한국 비구니 승가의 역량을 조직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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