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인재 활용·개발에 방점”

“출가 이후 공부하고, 스님들과 일반 학생을 가르쳐왔습니다. 돌이켜보면 종단에 무언가를 회향하는 일은 없었네요. 이번 기회에 승가교육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도록 하겠습니다.”

9월 10일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장에 임명된 정운 스님<사진>은 임명 소감을 이 같이 밝히며 말머리를 풀었다.

정운 스님은 직할교구를 재적본사로 명우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84년 수계했고, 운문사 승가대학을 졸업했다. 출가 이후 종단 장학승으로 동국대서 석·박사를 받았고, 2011년부터 시작된 종단 교육아사리로 위촉돼 활동해왔다. 오로지 공부와 강의, 저술 활동에만 집중한 정운 스님은 사실 이번이 출가 이후 첫 종무직 소임이다. 사찰 7직 소임도 살아본 적이 없다.

출가 후 첫 소임 소회 남달라
재가자 위한 교수법 개발 관심
승가교육 보탬 되도록 노력을

하지만 학승으로서의 내공은 상당하다. ‘마조선 연구’로 2009년 박사학위를 받은 스님은 이후 연구와 강의, 저술활동에 전념했다. 저서 중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교양도서로 선정된 책들도 2권이 있다.

강의 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정운 스님은 2009, 2010년 연속으로 동국대 교수평가에서 ‘최고 강사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연구 열심히 하고 잘 가르치는 스님이 종단 승가교육 방향과 아젠다를 만드는 불학연구소의 수장을 맡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정운 스님은 첫 종무직 소임인 만큼 차근차근 일을 배우고 승가교육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또한 승가 인재 활용 방안에 대한 종책들에 관심을 갖겠다고도 했다.

“요즘 많은 스님들이 석·박사학위를 받습니다. 이들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소논문집을 발간하는 등 고급 인재들이 종단 안팎에서 연구·활동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려 합니다.”

이와 함께 스님은 자신이 최근 천착하고 있는 대중들과의 소통을 교육현장에 도입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다.

“어엿한 수행자를 양성하는 승가교육은 중요합니다.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바로 재가자들에게 바르게 불교를 가르치는 것입니다. 이들을 위한 교수법 개발에도 관심을 가질 겁니다.”

무엇보다 스님은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처음 발심을 유지하며 천천히 하나하나를 이뤄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금 거창하게 무엇을 하겠다고 밝히는 것은 용두사미가 될 수 있습니다. 차근차근 제 자리에서 승가교육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려 합니다. 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9월 10일 불학연구소장 임명식 직후 정운 스님(사진 왼쪽)과 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