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정사, 불교대학 강의 개설… 조병활 박사 맡아
중국 역사상 불교가 가장 널리 알려지고 연구됐던 수·당나라 시대를 연 승조 스님의 〈조론(肇論)〉을 살펴보는 강좌가 고심정사에 개설됐다. 특히 백련불교문화재단에서 후원해 학위를 취득한 조병활 박사가 직접 법사로 나서 더욱 뜻 깊은 강의로 훈훈함을 전했다.
중국불교 발전 기틀 〈조론〉
“노자 사상과 차이 밝힐 것”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강의
6개월간 중관사상 파헤친다
고심정사 불교대학(학장 원택)은 9월 5일 고심정사 법당에서 〈조론〉 첫 강의를 시작했다. 〈조론〉은 중국 후진시대 승조 스님이 저술한 책으로 반야중관사상(반야공사상)을 담고 있다. 승조 스님은 당시 위진시대 유행하던 노자 및 장자의 현학 사상과 불교 핵심 가르침인 공(空)을 구분해 설명하고 불교의 가르침을 명료하게 전해 중국 내 불교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강의는 조병활 철학박사가 담당한다. 조 박사는 “이번 강의를 통해 반야중관사상을 토대로 〈조론〉을 해석하고 노자 사상과의 차이가 무엇인지 명료하게 밝힐 것”이라 말했다.
조 박사는 “승조 스님은 중관사상에 달통한 구마라집의 제자로 중국에서 반야 사상을 최초로 설명한 분이다. 중국에서 각 시대마다 〈조론〉 주석서가 있을 정도로 유명하고 중요하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도가 입장에서 〈조론〉을 접근해 아쉬운 점이 있다”며 “철저하게 반야 사상을 기초로 연구하고 강의를 마칠 때쯤엔 〈조론〉을 새롭게 해설한 책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장 원택 스님은 “10여 년 동안 중국과 티베트에서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해 돌아온 조 박사에게 기대가 많다”며 “이번 강의를 통해 반야 공사상의 진수를 보여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강의에 앞서 고심정사 불교대학은 조병활 박사의 학위 취득을 축하하며 강의 개설을 알리는 입재식을 봉행했다. 고심정사 불자들은 한 명씩 나와 장미꽃을 조 박사에게 전달하고 학위 취득을 축하했다. 이 자리에서 학장 원택 스님은 조병활 박사와의 인연을 설명하며 “모두 고심정사 불자들의 후원과 관심으로 조 박사가 무사히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조병활 박사는 과거 불교신문 재직시절 원택 스님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중국에서 유학하며 중국어를 공부하고 입국하려다 원택 스님의 권유로 불교철학에 매진해 2012년 6월 북경대 철학과에서 북송 선종사상 연구로 철학박사를 취득했고, 2018년 6월에는 중앙민족대 티베트학연구원에서 티베트불교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 박사는 “중국어를 공부하고 돌아오려는데 원택 스님께서 ‘중국어 잘하는 사람은 이미 한국에 넘친다’며 불교를 제대로 연구하고 돌아오라는 당부를 했다”면서 “10년이 넘는 유학 기간 힘든 점도 많았지만 백련불교문화재단의 후원과 여러분의 관심으로 무사히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고 인사를 전했다.
원택 스님은 “70여 년 동안 티베트어로 논문을 작성한 외국인이 없었다”며 “조 박사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 불교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고심정사는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부산에 널리 알리기 위해 창건됐다. 고심정사의 ‘고심(古心)’은 성철 스님의 해인사 백련암 고심원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고심정사 불교대학은 2005년 문을 열어 현재 기초교리반, 학과반, 경전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조론〉 강의는 6개월 간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 진행되며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051)464-8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