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 3

우란분절이 지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법당에 울려 퍼지는 낭랑한 스님들의 염불이 그리워진다.

“지장보살님께 일심으로 귀의하며 청하옵나이다. 자비인연 고루짓고 온갖 선행 모두 쌓아 고통 받는 모든 중생구하시려 육환장을 짚고 지옥문을 활짝 여시니 손바닥위의 여의주의 밝은 빛이 널리 대천세계까지 빛나니 염라대왕의 업경대 앞에서 언제나 계시며 남쪽 염부제중생들이 지은 공덕을 증명하려는 대비대원 대자성존의 지장보살마하살이시여,엎드려 비옵나니 자비로써 이 도량에 오시어 저희들의 공양을 받아주소서! 꽃과 향을 공양하며 청합니다.(3번)”

지장불공을 할 때 스님이 요령을 악기로 사용하며 하는 염불로 지장보살을 청하는 ‘청사(請辭)’다. 이처럼 불공 할 때는 불보살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알고 해야 하는데 지장에 관한 모든 것은 이 〈지장경〉에 담겨져 있다. 이 경은 모두 13장로 구성되어져 있으며 이 경을 통해 부처님에게 지장보살의 존재의미와 원력과 수행 그리고 우리가 삶을 마치고 지옥에 갔을 때 어떻게 해야 이 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간략히 살펴보자.  

제1장은 도리천에서 우주법계에서 모인 엄청난 청중들이 보는 앞에서 어머니 마야부인과 지장보살을 만나게 하는 신통을 보이시며 이 두 분의 원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2장에서는 불가설 무량아승지 지옥세계에 출장 간 헤아릴 수없이 많은 지장보살들의 아바타(分身)들이 법회에 모인다. 이들이 다 모이자, 부처님은 “지금부터 너희들은 내가 있을 때는 나를 만날 수 있도록 교육시켜 수기를 받게 하고, 나의 시대인 56억 7천만년이 지나고 사바세계에 미륵불이 오실 때까지 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고통을 여의어 해탈할 근기로 교육시켜 수기를 받게 해야 한다.” 그리고 지장은 석가부처님께 수기를 받는다. 제3장은 마야부인이 지장보살에게 중생의 업연으로 인한 과보에 대해 질문하자 세밀하게 중생들의 선악업보와 지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제4장은 염부제 중생이 지은 업으로 받는 과보에 대해 광목을 등장시켜 설명하고 있고. 제5장은 보현보살이 지장보살에게 중생들이 겪는 지옥의 과보를 알려달라고 하자 온갖 지옥의 명칭과 그 곳의 모든 환경을 상세히 설명한다.

제6장은 부처님이 모든 보살마하살과 천룡팔부에게 지장보살이 지옥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을 구하고 제도하는 일을 칭찬하시며 모두 이 경전을 잘 옹호하라고 하신다.

제7장은 지장보살이 부처님께 중생들은 무거운 돌을 지고 진흙 속을 걷는 것과 같이 갈수록 피곤하고 무겁고 수렁에 빠져드는 삶을 살고 있어 너무 불쌍하다. 간혹 선지식을 만나면 그 곳을 벗어날 수도 있는 길이 열리듯이, 살아서 악업을 행한 이가 갑자기 죽어도 그를 위하여 누군가가 49일 동안 착한 공덕을 닦아주면 죽은 이도, 산 사람도 모두 다 이익을 얻게 된다고 한다. 그 말을 듣던 대변장자가 정말로 명을 마치고 죽을 때 그를 위해 공덕을 닦고 49재를 지내면 죽은 이가 큰 이익을 얻고 해탈할 수 있냐고 묻는다. 지장보살은 과거 현재 미래의 중생들이 목숨을 마치는 날에 불보살의 이름을 한 번이라도 들었다면 그는 반드시 해탈한 인연이 생긴다. 그의 권속이 49재를 지내며 선업을 쌓는다면 죽은 이는 7분의 1의 공덕으로도 충분히 해탈하고 나머지 6의 공덕은 산사람에게 돌아가니 산 이와 죽은 이가 다 함께 무량복덕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제8장은 염라와 그의 권속인 악독귀왕등 대귀왕들과 그들 아래 백천만명의 소귀왕들이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도리천에 도착해서는 중생들이 지옥에 자꾸 찾아오니 지장보살이 나서서 못 오게 해달라고 청한다. 제9장은 중생이 목숨을 마칠 때에 부처님의 명호를 본인이나 가족이 부르기만 하여도 한량없는 죄업을 면할 수 있다고 한다. 제10장은 보시한 공덕을 어디에 회향하느냐에 따라 복락의 결과가 다름에 관한 것이다. 제11장은 지신(地神)인 견뢰지신에게 모두 지장의 존상에 예배하고 〈지장경〉을 읽고 고해에서 벗어나게 되니 이들을 옹호하라고 부촉하는 내용이다. 제12장은 관세음에게 지장보살에 대해 보고 듣기만 하여도 이익이 존재한다는 내용이다. 제13장은 허공장보살에게 지장을 예배하고 칭송한 공덕이 28종의 이익으로 나타나니 천상과 인간에 부촉하며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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