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한그루 심으면, 더위가 사라진다
나무 한그루 심으면, 더위가 사라진다
  • 정연정 동국대 생태문화교육연구센터장
  • 승인 2018.08.26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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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숲의 중요성

 

사람 잡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도 입추에 40명이 넘었고 8월 15일 온열질환자 수는 4,025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온열질환자의 대부분은 폐지 줍는 어르신들 등으로 사회취약계층이라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폭염사회〉의 저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이러한 기후변화를 ‘사회 불평등’문제로 진단한다. 오늘날의 기상이변, 즉 21세기 기후변화를 윤리적 문제로도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시간과 공간에 의해 피해와 혜택이 분리되어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는 기후변화가 곧 재앙이 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전염병 창궐

무더위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북미, 유럽 지역서도 열기가 만들어지는 열돔 현상이 나타나면서 뜨거운 날씨와 함께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학자들은 이러한 폭염 현상은 거의 지구 전체에 나타날 가능성이 90-99%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인류는 역사상 유례없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글로벌 생태위기’에 직면해 있다.

전 지구적인 생태위기의 핵심은 금세기 들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가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기후변화(Climate Change)’라는 학술용어가 ‘온난화’라는 말과 함께 친숙하나 위협적인 일상용어로 우리들에게 각인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생태계의 교란, 나아가 생태계 파괴는 물론이고 인간의 생존에도 위협을 줄 것이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환경전염병이 몰려오고 있다. 기온상승에 따른 기후변화 5대 감염병인 쯔쯔가무시, 뎅기열 등이 증가하고, 한파로 호흡기, 심장 질환 환자가 급증할 뿐만 아니라, 기상재해는 정신 질환도 초래한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연구 보고가 있다. 미국의 수학자인 마크 제롬 월터스는 저서 〈에코데믹스(ECODEMICS, 생태병)〉서 “인류의 지구환경 및 자연의 순환과정 파괴에 의한 생태계 변화가 신종 전염병과 감염병 확산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전통적 의미의 ‘유행전염병 (Epidemic)’이 아닌 ‘생태병(Ecodemic)’인 ‘환경전염병’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지구온난화로 발생하는 기후 변화는 인간에게 직ㆍ간접적으로 다양한 악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의 지구적 동시성과 사회현상

지난 밀레니엄 동안 인류는 중세온난기(Medieval Warm Period), 소빙기, 지구온난화라는 기후변동을 경험했다. 특히 17세기는 기후변동의 절정으로서 ‘17세기 위기론(Seventeenth Century Crisis)’이 대두되었던 소빙기 시기였다. 지구사적 관점에서 소빙기의 중요성은 ‘동시성’에 있다. 이 시기는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곳곳서 이상저온현상, 흉작, 기근, 폭동, 반란 등이 목격된다. 21세기 기후변화가 전지구적인 ‘동시성’이라는 사실이 17세기 기후변동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산업화 이전의 한반도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는 존재했었다.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조선의 1440년 무렵과 1600년 전후, 그리고 1700년 전후로 한반도에서는 극심한 폭염으로 인한 가뭄, 호우, 폭설 등에 의한 피해가 빈번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과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재이고(災異考)〉에 나타난 17세기 당대의 기후 관련 기록으로 당대인들이 기후변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적응해왔는지를 추론할 수 있다.

17세기의 조선은 매우 빈번한 기근이 있었다. 1620년대 인조대의 병정대기근, 1670년대 현종대의 경신대기근, 1690년대 숙종대의 을병대기근이 주목되는데, 중국과 일본에서도 거의 동일한 시기에 대기근이 발생했다. 이러한 동시성은 17세기 동아시아 소빙기가 지구적인 기후변동의 한 부분이었음을 보여준다. 17세기의 소빙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여름의 이상저온’ 현상과 ‘혹한의 겨울’이다.

조선에서는 1598~99년 겨울에 함경도 앞바다가 결빙했다는 흥미로운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있다. 조선 500년 동안 16세기~19세기 전반까지 동해의 결빙은 적어도 9차례 보인다. 임진왜란이 있었던 이 기간에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ㆍ일본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한랭한 기후가 지배했던 것이다. 기후현상의 절정은 바로 1640년~1643년이었다. 인조 18년(1640) 음력 8월 충청도에 눈이 내리고 냇물이 얼어붙었으며, 다음 해에는 한여름인 음력 5월 평안도,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에 서리가 내렸다. 당시 중국과 일본에서도 동시적으로 냉해와 가뭄으로 대기근이 들었다. 중국 명조의 멸망을 결정지은 1640~1642년의 대기근은 소빙기 기후변동이 동아시아에 미친 영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3월에 천둥이 치고, 3월에 눈이 내리는 것도 모두 망국의 조짐인데, 영동에서 바닷물이 얼어붙은 재변은 매우 괴이하다’라는 효종의 말은 당시의 충격과 당혹함을 전해 준다. 1670년대까지 근 20년 동안 조선에서는 이러한 이상 저온 현상이 없었던 해가 거의 없었다. 한여름에 폭설과 된서리가 내리고 강한 추위로 여름에도 솜옷을 걸쳐야 할 정도로 한랭현상이 극에 달했다.

기상이변인 저온현상은 잦은 흉작으로 이어졌다. 현종 대의 경신대기근(1670~1671)은 이러한 배경에서 발생했다. 겨울의 혹한과 폭설과 같은 환경적 제약이 미친 사회, 경제적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컸으며, 생존에도 상당한 위협이 되었다. 이런 상황서 의복과 연료 확보는 생존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였다. 혹한이 국가경제, 군사방어에 미친 영향도 있다. 실제로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이 한겨울에 발생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소빙기의 이상저온 현상과 혹한은 이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에서부터 농업, 정치, 군사 및 문화, 예술, 과학, 사상, 신앙과 질병 등 당대 사회 전반에 걸쳐 중대한 영향을 주었다. 소빙기라는 지구적인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환경 위기가 당시 조선에 미친 영향은 재해와 기근, 그리고 질병이었다. 이들 재해, 기근과 질병은 모두 소빙기 기후변동 때문에 초래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주요한 기근들이 대부분 소빙기 기후현상이 현저했을 때 ‘동시적’으로 발생했던 것은 바로 이상저온과 변덕스러운 기후변화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의 한반도 역시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는 인위적인 기후변화의 영향과 관련된 기상재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 생각된다. 17세기 대기근은 동아시아에서 재해와 흉작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주는 결과이자 소요와 반란, 전쟁, 인구감소를 추동하는 촉매이기도 하다. 17세기의 이러한 사회현상은 21세기 폭염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요즘, 식량문제와 함께 경제,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300년 전 당대의 현실인식을 통해 기후변화의 근원과 이상기후에 따른 인간 삶의 변화를 살펴본 것은 미래 기후변화의 전망과 대응을 위해서이다. 오늘날 폭염과 가뭄, 홍수 등으로 인한 기후변화가 현대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자명한 일이다.

온난화 해결 방법은 ‘숲’

한국임학회의 연구결과를 보면, 도시 내 산림이라 할 수 있는 생활권도시림면적과 열섬현상은 상관관계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1인당 생활권 도시림이 1㎡ 증가하면 전국 평균 소비전력량은 0.02㎿h 감소하며, 특광 역시 내의 여름철 한낮 온도를 1.15℃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도시숲뿐만 아니라 산림의 중요성을 반증해준다. 도시보다 기온을 2도 이상 낮추는 숲의 냉각효과는 주로 주변열을 사용하는 나무들과 다른 식물들의 증산과 숲의 습기의 증발작용 때문이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일은 바로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는 일이다. 지구를 둘러싼 녹색 산림들이 태양열을 흡수하고 지구를 식혀준다는 사실은 현재 과학자들에 의해 확인된 사실이다. 유엔의 환경프로그램(UNEP)은 “산림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데 있어 높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인간에 의해 산림이 훼손되어 세계 산림이 1억 3000만 헥타르가 사라졌다고 한다.

오늘날 기후변화시대에 숲의 진정한 가치는 아름다움보다는 우리 생명과 연결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높은 기여도이다.

전지구적으로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작금의 시대는 자연과 인간의 이분법적 관계에 대한 반성적 성찰과 함께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생태계의 파괴는 물론, 우리의 삶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인간이 상호의존적인 관계임을 인식해야 하며, 장자식으로 말하면, 만물제동(萬物齊同)의 사유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각각 존재의 지평을 인정하고 생태친화적인 삶으로 전환하여 전지구적인 환경운동이 실천되어야 한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생각해볼 때, 2017년 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일)가 진행하고 있는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버드나무 심기 방생법회’는 3년이 아닌 지속되어야 할 사업이다.

또한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기 위한 텀블러사용 캠페인 ‘자고 있는 텀블러를 깨워라’ 환경보존 활동 역시 전국적, 아니 전세계적으로 확산 지속되어야만 지구 온난화를 줄여 지구의 온도를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텀블러를 하루 한 번만 사용해도 1년에 300만 그루의 나무를 지키고, 2000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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