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분재와 어미 왜가리
우란분재와 어미 왜가리
  • 성운 스님(삼천사 회주, 동국대 석좌교수)
  • 승인 2018.08.26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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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란분재와 어미 왜가리. 그림=조향숙
우란분재와 어미 왜가리. 그림=조향숙

최악의 폭염이라고 불리는 2018년 한반도의 여름 어느날. 어미 왜가리가 날개로 그늘막을 만들어 갓 나온 새끼들을 폭염에서 지키고 있었습니다.

‘우란분재’는 조상천도와
현세부모 복락기원 의식
고통나눔의 無緣大悲 수행

해가 뜨는 동쪽을 등지고 새끼들을 보살피던 어미 왜가리는 해가 중천에 뜨자 날개를 크게 펼쳐 그늘막을 만들고 움직이는 해를 따라 자리를 옮겨 다닙니다. 입을 벌리고 헐떡이면서도 어미 왜가리는 하루종일 단 한번도 자리를 뜨지 않고 며칠째 새끼들을 지켰고, 저녁이 돼서야 먹이를 구하러 갔다고 합니다.

철새 관찰용 CCTV에 생생히 찍힌 그 감동의 모성애는 TV뉴스로 방영되고 유튜브와 카카오톡을 통해 널리 퍼졌습니다.

*오는 8월 25일(음력 7월 15일)은 무술년 하안거 해제일 백중이며 우란분재(盂蘭盆齋)일입니다.

우란분재는 안거를 마치고 자자(自恣)를 행하는 스님들에게 갖가지 공양을 올려 그 공덕으로 선망부모의 영가천도와 현재 부모의 복락을 기원하는 의식입니다.

부모의 은혜는 너무나 지중합니다. 마치 어미 왜가리가 폭염 속에서 새끼를 지켜내듯 세상의 대부분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합니다. 그것은 조건없는 사랑입니다. 우란분재는 이같은 조상의 은혜에 감사하는 효행 입니다.

우란분재의 우란분은 범어의 ‘거꾸로 매달리다’라는 말로 지옥중생을 제도한다는 뜻입니다.

우란분재는 목련존자가 아비지옥에서 거꾸로 매달려 고통받고 있는 어머니를 구하는데서 시작됐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어머니의 선행을 찾아 구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목련존자 어머니의 선행은 딱 한가지였습니다. 거미를 살린 인연으로 목련존자는 거미줄을 지옥에 내려 보냈습니다. 어머니는 거미줄에 매달려 나오다가 수많은 지옥중생들이 줄줄이 다리를 잡고 따라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머니가 사람들을 발로 차는 순간 거미줄이 끊어졌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일러주셨습니다. “안거 해제일에 청정한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린 공덕으로 선망부모를 구제할 수 있다.”

*지옥을 극락으로 만들기 위해서 불교가 있습니다. 우란분재 백중기도는 한맺힌 모든 고혼 중음신을 이고득락케 하는 천도의식입니다. 중음신은 집착이 강합니다. 한이 두꺼워 한번에 천도가 안되면 점점 녹여야 합니다.

미국은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송환’을 합의했고, 68년 전 북한에서 목숨을 잃은 일부 미군들의 귀국 의전에서 감사와 빚진 마음으로 영가의 넋을 위로했습니다. 그 모습은 ‘미국식 우란분재’였습니다. 영가들의 명복을 빕니다. 나무아미타불.

우란분재일은 ‘지옥이 텅 빌 때까지 성불을 미루겠다’는 지장보살의 대비(大悲) 원력을 되새기는 날입니다.

고통받는 중생은 지옥에만 있지 않습니다. 힘든 이웃에게 널리 보시하고 공양하여 고통을 더는 무연대비(無緣大悲) 공덕나눔과 효행으로 자기 중생심을 제도합시다. 그것이 양심회복의 수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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