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과 구업의 무게
말의 힘과 구업의 무게
  • 성운 스님(삼천사 회주, 동국대 석좌교수)
  • 승인 2018.08.26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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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업. 그림=조향숙
구업. 그림=조향숙

처처에서 진실공방이 쉴 새 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잘잘못을 따지는 공방에서 어느 한 쪽은 분명히 거짓을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은폐하고 자기 이익과 조직의 권익을 위해서 거짓말을 하고, 분노의 말 악구를 당연시하여 상대를 해칩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 갚거나
축생·지옥에 떨어지기도
이웃 살리는 망어 ‘개차법’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거짓정보와 가짜뉴스가 난무하는데, 온라인 환경을 이용하여 구업을 짓는 탈진실화 현상입니다.

구업(口業)은 거짓말(妄語), 교묘히 꾸미는 말(綺語), 이간질(兩舌), 분노의 말 악구(惡口)입니다. 구업의 무게가 얼마나 무겁고, 그 과보가 얼마나 무서운지 경전에서는 일러주고 또 일러줍니다. 부처님 본생담에 있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한마디 말의 무게

부처님께서 사밧티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였다. 장사꾼들이 장사하러 떠나면서 개 한 마리를 데리고 갔다. 개는 그들이 자는 사이에 고기를 훔쳐 먹었다. 장사꾼들은 개를 다리가 부러지게 두들겨 팬 후 버리고 떠났다. 사리불 존자는 죽게 된 개를 돌봐준 후 좋은 법문을 들려주었다. 개는 이내 목숨이 다해 사밧티의 한 바라문 아들로 태어났다. 바라문의 아들 균제는 7살이 되어 사리불에게 출가하여 아라한이 되었다.

그는 자신이 전생에 한 마리 개였는데 스승의 은혜로 현재의 몸을 받아 도를 얻게 되었음을 알았다. 이때 아난다가 균제 사미의 전생에 대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은 말씀 하셨다.

“옛날 카샤파 부처님 시절에 범패를 잘 부르는 젊은 비구가 있었다. 그는 범패를 잘 부르지 못하는 노 비구를 조롱했다. ‘스님의 음성은 개 짖는 소리와 같습니다.’ 젊은 비구는 노 비구를 조롱한 과보로 개 몸을 받았고 이제 청정한 계행을 지녀 해탈을 얻게 되었느니라.”<현우경 사미균제품>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착한 말은 선업의 힘으로, 악한 말은 악업의 무게로 나타납니다.

사람들은 매일 많은 말을 합니다. 사랑과 희망을 말하기도 하고, 남의 흉을 보고, 의견이 다르다고 서로 공방을 하며 남을 업신여기는 구업을 짓습니다. 자기 자랑도 해로운 말이 될 수 있습니다.

구업을 짓더라도 거짓말을 꼭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웃의 이익과 행복을 위한 거짓말은 살리는 말입니다.

깡패들이 여학생을 쫓고 있는데 여학생을 숨겨주고 깡패들에게는 못 봤다고 거짓말을 하면 이것이 지범개차(持犯開遮) 또는 개차법(開遮法)입니다. 계율을 지킬 수 없는 경우 허용한 후에 다시 막는 양심의 자리 보살심입니다.

5계의 불망어계로 구업을 짓는 해로운 말을 다스려 바른 말(正語)을 하면서, 무재칠시의 언시와 사섭법의 애어를 몸에 배이도록 실천해야 합니다. ‘입은 재앙의 문이다(口是禍門)’를 ‘입은 복의 문이다(口是福門)’로 바꿉시다.

바른 말은 바른 마음에서 나옵니다. 마음을 깨끗이 하고 구업을 참회하는 ‘정구업 진언’을 늘 암송합시다. 수리 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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