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그린 장지문의 그림을 설명하는 만화가 키타미 켄이치 씨. 사진출처=마이니치신문

지난 8월 8일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임제종 본산 타이토쿠지의 산내암자 신쥬안에 특별한 그림이 생겼다고 특별 보도했다. 400년 전에 그려진 장지문의 그림을 현대 작가들의 그림으로 교체한 것이다. 만화가, 애니메이터, 게임 일러스트레이터 등으로 다양한 경력의 작가들은 각자 불교를 모티프로 한 그림을 그려냈다.

신쥬안은 1491년 창건된 고찰이다. 일본에서는 민간설화로 유명한 잇큐(一休)선사가 주석한 것으로 유명한 사찰이다. 이 신쥬안의 방장(方丈)에는 400년 전 화가로 유명했던 소가 쟈소쿠, 하세가와 토하쿠 등이 그린 장지문 그림이 보존돼 있다. 이 그림들은 현재 각각 일본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됐다.

일본 임제종 사찰,
새 장지문 그림 제작


신쥬안은 문화재로 지정된 그림들을 복원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장지문의 그림도 함께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신쥬안 측은 “이 절에 주석하신 잇큐선사는 일본의 보화(普化)선사로 불리며 기행으로 중생들을 제도했다. 그런 분이 계셨던 절인만큼 장지문의 그림도 자유분방한 그림을 걸기로 했다”며 새로운 그림의 콘셉트를 전했다.

신쥬안의 주지 야마다 소슈 스님은 도쿄의 참선모임에서 인연이 된 작가들에게 의뢰했다. 일본의 유명 만화가 키타미 켄이치, 세계적인 비디오 게임 ‘파이널 판타지’의 미술 감독 카미코쿠료 이사무, 애니메이터 야마가 히로유키(山賀博之) 등을 비롯해 총 6인의 현대 작가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작업에 착수, 총 45면에 달하는 장지문에 각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키타미 씨는 ‘낙원’을 주제로 하여 16면의 장지문에 자신의 만화캐릭터들을 사용해 연회의 모습을, 카미코쿠료 씨는 금박을 사용한 관세음보살과 신중들, 야카가 씨는 생과 사가 함께하는 세계라는 주제를 수묵으로 그려냈다.

그림들은 오는 9월 1일부터 12월 중순까지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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