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정토삼부경 2 무량수경(無量壽經)

극락은 왜 서쪽에 있을까? 동쪽은 해가 뜨는 근원의 자리로 본각(本覺)인 불성(佛性)을 나타내니 금덩이와 같고, 서쪽은 완성된 자리, 시각(始覺)인 부처를 이룬 것이 마치 세공된 보석과 같다. 들어갈 때 반드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수기라는 약속을 받아 갈 수 있는 극락부처학교는 그 입학자격 자체가 스스로 원해야 갈 수 있다. 평소 염불로 자신이 원하고 있음을 자각해야 죽어서도 갈 수 있는 곳, 또한 살아서도 극락을 만들어갈 수 있다.

평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곳에 갈 수는 없다.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사람답게 사는 법이 있으니 바로 팔정도(八正道)다. 사람으로 태어나 이 정도는 살아줘야 극락문턱에라도 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극락은 부처학교라면 그 곳엔 누가 있어 우리를 교육시키는가, 바로 아미타부처님이다.

아미타불은 누구인가. 까마득한 과거 어느 세월 속에 거룩한 부처님이 탄생하시니 이름이 정광부처님이다. 그 분의 뒤를 이어 50분의 부처님이 각기 다른 이름으로 사바세계에 출현하여 중생을 제도하고 인연 따라 열반에 드셨다, 그리고 51번째 세자재왕부처님이 나오신다. 당시의 왕이 세자재왕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감동하여 왕위를 버리고 출가하니 법장(法藏)비구다.

“원하옵나니 저도 부처가 되어 성스러운 부처님들의 대열에 합류하고 싶습니다. 다른 부처님들처럼 저도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하지 못하는 중생이 단 한 사람도 없도록 하고 싶습니다. 공포와 두려움을 갖고 있는 그들에게 안락한 곳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상상 이상의 우주 최고의 불국토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그런 불국토에 오고자 하는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광명을 보내 길을 안내하고 싶고 도착한 뒤에도 그들을 청정하게 하며 나고 죽는 사이에 겪게 되는 온갖 고통을 다 벗어날 수 있도록 끝까지 가르쳐 교화하겠습니다. 그곳에서 누구든지 더 할 나위없는 즐거움과 안락을 누릴 수 있는 그런 불국토를 기필코 만들고 싶습니다. 저의 서원이 이와 같으니 부처님은 증명해주소서, 이 서원이 이루어질 때까지 목숨 바쳐 끊임없이 정진하겠습니다.”

법장비구의 광대한 서원을 들으신 세자재왕부처님은 가슴이 뭉클했다. 그리고 우주공간에 펼쳐져 있는 이백일십억이나 되는 세계의 특징과 장점들을 자세하게 홀로그램으로 영화처럼 보여주었다.

법장비구는 그 영상 속에서 자신이 세우고 싶었던 극락세계의 마스터플랜을 다 구축하게 된다. 그리고 바로 실천에 옮겨 견고한 의지와 불퇴전의 정진력으로 용맹스럽게 수행하였다. 모든 중생의 안락한 터전을 만들어 주기 위해 목숨 걸고 정진한 법장비구의 모습이 눈에 선히 떠오르니 마음이 숙연해진다. 그렇게 수행하다 다시 세자재왕부처님 앞에 나아가 결연하게 말한다.

“부처님, 제가 이제 세부적으로 발원한 48가지가 완벽하게 성취되어지면 그 때 저도 부처가 될 것입니다. 목숨 걸고 다시 가려하오니 저를 위하여 가피하여주소서. 내 불국토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다시는 삼악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몸에서는 황금빛 광채가 나고. 멋진 몸을 지녀 못난 이가 없고, 모두 숙명통을 얻어 과거 자신의 삶을 다 알고, 천안통을 얻어 모든 부처님의 설법을 들을 수 있고, 타심통을 얻어 중생들의 마음을 다 알며, 신족통을 얻어 수 많은 세계를 순식간에 통과하고, 이들은 모두 번뇌로 아집을 일으키지 않으며, 반드시 성불할 인연의 삶을 이 생에서 살도록 그들을 이끌 때 나의 광명은 백천억 나유타세계를 다 비출 것이다. 수명 또한 한량이 없으며, 이 곳에 태어나려는 이들을 모든 부처님이 칭찬하시니 내 이름을 열 번만 불러도 반드시 왕생하게 된다. 단 나쁜 짓한 이들은 제외한다. 또 보리심을 내어 항상 공덕을 닦은 이가 임종할 때엔 내가 대중과 함께 가서 그를 맞이하여 극락으로 인도할 것이다.”

48가지의 대원을 이룬 법장비구의 이야기를 들은 아난이 부처님께 법장비구가 성불했는지 묻자, “물론이다. 십 겁 전에 성불했지. 바로 아미타불이란다. 영원한 광명인 무량광불(無量光佛), 한량없는 생명을 지닌 무량수불(無量壽佛)이라 불리며 극락세계를 건설하여 중생들을 교화하고 있다.”

부처님이 아난에게 그 부처님의 광명과 수명의 힘이 그 세계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찬찬히 설명하시는 모습은 너무도 아름답고 자애로워 그 곁에 앉아 가르침을 받는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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