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식의 불교 속 부자되는 법] 잘 사고 잘 팔려면 여실지견해야 한다
[윤성식의 불교 속 부자되는 법] 잘 사고 잘 팔려면 여실지견해야 한다
  • 윤성식 고려대 교수
  • 승인 2018.06.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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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욕망과 수익의 상관관계

요즘 저금리로 인해 은행에 정기예금에 가입해도 세금을 제외하면 겨우 1%를 넘는다. 은행 예금이 인기가 없자 여유 자금이 넉넉한 사람은 수익성 부동산에 눈을 돌리지만 건물의 수익률은 3%에서 5%정도라고 한다. 연 10%의 수익률이란 정말 어마어마한 수익률이다. 어떤 유능한 펀드매니저가 ‘제가 모의 주식 투자를 하면 수익률이 40%를 넘거든요. 1등으로 상도 받았어요. 그런데 제 돈을 가지고 투자하면 수익률이 뚝 떨어져요.’라고 말했다.

케인즈, 사람의 심리 강조
부처님 가르침과 일견 통해
투자 성공의 비결은 평정심

이 말은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이다. 펀드매니저는 누구보다도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전문지식도 돈을 버는데는 별로 기여하지 못한 셈이다. 전문가 중에서도 전문성으로 접근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유명한 경제학자 케인즈이다. 케인즈는 여러 가지로 천재적이며 약간 괴짜적인 측면도 있는 학자였다.

케인즈는 아침에 일어나서 침대에서 나오지 않고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며 신문을 보면서 어느 주식이 좋을까 판단했는데 판단의 기준은 뜻밖에도 전문지식이 아니었다. 케인즈는 ‘주식투자란 미인대회와 같다. 내가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미인으로 선출 되는게 아니라 사람들이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미인으로 선출된다.’고 말했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내가 ‘이 주식 정말 좋은데…’라고 선택해봐야 남들이 그 주식을 사지 않으면 그 주식은 오르지 않는다. 내가 생각할 때 별 볼일 없는 주식이어도 대중이 좋다고 생각하면 오른다.

케인즈는 남이 무슨 주식을 더 좋아할까를 신문을 보며 판단했고 그는 이런 일을 ‘두뇌 체조’라고 불렀지만 주식에 대한 전문지식을 적용한 것은 아니다. 누가 어떤 주식을 더 좋아할까 알아내기 위해 신문 기사를 읽었던 것이다.

모의 주식 투자를 하면 40% 수익까지 올리는데 왜 자기가 직접 주식에 투자할 때는 성공하지 못할까?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한다. 모의 주식 투자를 할 때는 객관적인 시각에서 치우치지 않고 판단할 수 있던 전문가가 자신의 이익이 관련되면 자세가 흐트러지고 욕심이 발동한다. 이익을 더 내고 싶을 때 장밋빛 꿈을 꾸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순간이다. 장밋빛 꿈을 꿀 때는 장밋빛 자료만 보이고 다른 자료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고사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의사결정 오류에 대한 사회과학적 연구에 의하면 오류의 원인은 많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무언가에 유혹되거나 영향 받아 판단을 그르치는 것이다.

나는 불교에 처음 입문했을 때 가장 궁금했던 것이 깨달은 사람은 어떤 징표가 있을까였다. 인터넷만 검색해 봐도 자칭 깨달았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도인들이 많다. 그중 누가 진짜이고 누가 가짜인지 어떻게 알까? 도법 스님이 “깨달았다는 사람이 더 이기적이고 더 못된 짓을 하니 깨달았다는게 무슨 소용이냐?”고 일갈했는데 그 말을 들으니 더욱 더 깨달은 사람을 판별하는 법이라도 있을까 싶었다. 불교 공부를 하며 항상 그것을 염두에 두고 읽다보니 드디어 징표에 대해 쓰여 있는 구절을 발견했다.

깨달음의 징표에 관한 글을 읽고 얼마나 기뻤는지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깨달음의 징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하나의 징표는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여실지견의 능력이다. 예를 들어 〈돈오입도요문론〉에도 깨달은 사람은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장밋빛 꿈을 꿀 때도 장밋빛 자료만 눈에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 다음 구절에 나는 다시 한 번 감탄했다. 깨닫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이 없어야 한다는 구절이다. 우리가 장밋빛 자료를 너무 사랑하면 장밋빛 꿈에 꼴딱 넘어간다. 자기가 처한 빈곤 상황을 너무 미워하다보면 장밋빛 꿈에 또 넘어간다. 남의 돈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할 때는 사랑하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으로 요동치지 않는데 자기 돈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하면 사랑하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 사이에서 오락가락한다.

불자에게 깨달음이란 궁극의 목표이며 모두의 공통된 서원이다. 우리는 과연 어느 시절에 깨달을 수 있을까? 깨달음이란 사실 영원히 불가능하며 우리는 깨닫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는 과정에 있을 뿐이 아닐까? 깨달음이 영원히 불가능하다면 있는 그대로 보는 능력도 영원히 오지 않는다. 그러나 깨달음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깨달음의 길에 첫 걸음을 내 딛으면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한다. 첫 걸음을 내 딛으면 이미 절반은 간 것이라는 초발심의 위력도 있지 않은가? 물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조금 생긴다고 해서 그 다음부터 모든 의사결정을 완벽하게 오류 없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기의 세계에서는 수많은 인과 연이 화합하여 결과를 이룰 뿐이지 어느 하나의 원인으로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없다. 여실지견의 능력도 하나의 원인일 뿐이다. 그러나 여실지견의 역량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면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 의사결정도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한다.

어떤 사업가에게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버셨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잘 사고 잘 팔았지요’라고 말했다. 너무 싱거운 대답이 되고 말았지만 정말 잘 사고 잘 팔기만 해도 큰 돈 번다.

투자하면 우리는 뭘 연상할까?

봉급쟁이가 할 수 있는 투자라곤 부동산과 주식이 가장 대표적이다. 부동산과 주식을 언제 살 것인지 언제 팔 것인지만 알아도 돈을 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잘 사고 잘 팔 수 있을까?

부동산과 주식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별역잡아함경〉은 “처음에는 먼저 기술을 배워라, 그 다음으로는 재물을 구하고,…”라고 설한다. 부처님은 기술을 배우고 익힐 것을 수없이 강조했다. 얼핏 당연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2600년 전에 돈을 벌기 위해선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통찰이다.

주식도 마찬가지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주식은 은행 이자율보다 높지만 조사에 의하면 주식 투자로 돈을 버는 개인 투자자는 많지 않다. 주식 시장은 개미라고 부르는 개인 투자자, 국민연금 같은 기관 투자자, 외국인의 세 종류의 세력이 있다. 개인 투자자인 개미의 수익률은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에 비해 형편 없다. 그들이 전문지식이 훨씬 높고 그들은 아주 교묘한 방법으로 사전에 투자 정보를 얻어 내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여의도 증권가의 어떤 주식 고수는 절대 주식 투자를 하지 말라고 권했다. 보통 사람이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없으며 은행의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기는 정말 어렵다고 했다.

게다가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가 아니면 투자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대형주가 아니면 이른바 큰 손이 주가 조작 등으로 장난을 치는데 잘못하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거다. 삼성전자는 워낙 주식숫자가 많고 주당 가격이 300만원에 육박하기에 아무리 큰 손이라고 해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그는 개별 주식으로 보통 사람이 돈을 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니 적극 말리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면 펀드매니저에게 맡기면 어떨까? 그들은 전문가이니 보통 사람이 직접 개별 주식을 고르지 않고 펀드매니저에게 위임하면 되지 않을까? 펀드는 부동산에만 투자하는 펀드도 있고 주식에만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개별주식이 위험하다면 펀드매니저가 여러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가 나을 수 있다. 은행에 가면 고수익 펀드를 보여주고 가입하라고 하는데 언제나 수익률이 높은 펀드는 항상 있다. 지금까지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에 가입하면 앞으로도 계속 좋을까? 지금까지 수익률이 좋은 펀드에 가입해서 항상 높은 수익을 올린다면 누가 돈을 못 벌겠는가? 펀드도 부침이 있기에 수익이 좋던 펀드가 형편 없어지기도 하고 형편 없던 펀드가 날기도 한다. 투자하려고 할 때 보여주는 펀드는 지금까지 잘 해온 펀드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펀드다.

골치가 아플 때 선택하기 아주 편한 펀드가 있다. 인덱스 펀드라는 것인데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주식을 조금씩 사서 만든 펀드이다. 큰 회사 주식은 많이 사고 작은 회사 주식은 조금 사서 주식 시장에 나와 있는 모든 주식을 규모 비율로 사는 펀드이다. 어떤 주식을 살 것인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모든 주식을 골고루 사는 말하자면 아주 멍청한 펀드다. 조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펀드의 수익률이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만 못하다. 전문성이 있다고 으시대는 펀드매니저들이 가장 멍청한 펀드인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도 올리지 못하다니 문제 아닌가? 오직 주식 투자만으로 세계적인 부자가 된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펀드매니저에게 돈 맡기지 말고 차라리 인덱스 펀드가 더 낫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워런 버핏이 월스트리트의 펀드매니저들이 엉터리라고 공격하자 펀드매니저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급기야 펀드매니저들이 누구의 말이 맞는지 돈내기를 하자고 했다. 워런 버핏이 좋다고 응했고 결국 내기를 하게 되었다. 대개 이런 식의 논쟁이 ‘내기 할까?’라는 말로 끝나게 되더라도 실제로 내기를 하는 경우는 드문데 이 경우는 실제 내기로 이어졌다. 10년간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과 월스트리트에 개설된 펀드의 평균수익률을 비교하여 승패를 결정 짓기로 했다. 2017년에 드디어 내기의 10년이 되었는데 워런 버핏이 승리했다.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 우리는 항상 제한된 전문지식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 누구나 집을 사거나 전세로 임대를 한다. 전세금도 없으면 월세를 낸다. 구매, 전세, 월세라는 대안을 놓고 의사결정을 하는 행위는 사실상 투자행위이다. 우리가 경제에 대한 전문성이 있건 없건 우리는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힘들게 저축하여 작은 목돈이 생겼다고 하자. 정기예금에 가입할 수도 있고 개별주식을 살 수도 있고 인덱스 펀드에 가입할 수도 있다. 정기예금, 개별주식, 인덱스 펀드라는 대안을 놓고 의사결정을 하는 행위도 투자행위이다. 우리는 경제에 대한 전문성이 있건 없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주어진 전문지식의 한도 내에서 가장 의사결정을 잘하려면 여실지견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고 사랑하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으로 요동치지 않고 담담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큰 돈을 벌 수 있다. 불자라면 부지런히 정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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