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방룡 교수, 3일 반야불교문화硏 학술대회서 주장

한국선(禪)의 정체성을 성철 스님의 ‘돈오돈수’에서만 찾지 말고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선풍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방룡 충남대 교수〈사진〉는 6월 3일 통도사 반야암에서 ‘불교의 근본 가르침과 한국불교의 정체성-불교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를 주제로 열린 제4회 반야불교문화연구원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돈오돈수, 출발·중간점 설명 모호
“구경각·임제 법맥 이은 자 있는가
돈오돈수의 현실적 어려움 확인돼”

禪·敎 함께해야 간화선 더 발전해
위빠사나·티베트불교 장점 포용도


김 교수는 ‘한국선의 정체성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란 주제 발표에서 “성철 스님의 ‘돈오돈수’ 이론은 구경각은 분명하지만 그 출발점과 중간 과정이 모호한 약점이 있다”며 “돈오돈수의 간화선을 지도할 수 있는 사람은 구경각 지위에 있으면서 대대로 임제종의 법맥을 이은 자여야 하는데 현재 찾아볼 수 없다. 돈오돈수의 현실적인 어려움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성철 스님의 〈한국불교의 법맥〉을 언급하며 ‘임제-태고 법통설’이 역사적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고 정리했다.

김 교수는 “성철 스님은 한암 스님이 주장한 ‘도의-보조 법통설’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임제-태고 법통설’을 정론이라 주장했다”면서 “한암과 성철의 법통설 대립은 ‘보조와 임제’, ‘한국과 중국’ 가운데 어디에 정통성을 두어야 하는가 하는 인식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사실에 근거한 주장이라기 보단 인식의 문제로 접근했다”고 해석했다. 

덧붙여 김 교수는 “‘사교입선(捨敎入禪)’을 교에 의지하여 선이 존재하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하며 “선은 교와 함께 있을 때만이 제대로 빛을 본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유가 우리사회에 보편화되고, 불교의 다양한 교학이 첨예하게 발달할 때 간화선은 더 빛을 발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한국불교 한국선의 정체성을 위해 △교학과 수행을 아우르는 수행공동체 △과학, 선·교와 함께하는 병진 필요성 △현대인 위한 다양한 선풍 △위빠사나 및 티베트 불교의 수행 장점 포용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학술대회서는 중국불교에 대한 고찰도 이뤄졌다. ‘중국불교 대승화에 대한 이해의 한 측면’이란 주제로 발표한 석길암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는 “중국 불교는 인도불교와는 다른 새로운 붓다관을 출현 시켰고 그 결과 약사여래불 및 비로자나 부처님 등 한국 불교에 영향을 끼친 새로운 붓다를 형상화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석 교수는 “구마라집의 역경 및 불교사상 전파 활동이 이루어지기 직전까지 전법의 기준은 당시 서북인도에서 유행하고 있던 부파불교적 성향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특정 대승경전을 중심으로 전체 경전을 종합적으로 해석 전승해 현재 중국 불교의 양상을 대표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학술대회는 ‘붓다의 가르침: 초기 경전의 한계와 의의’(정준영·서울불교대학원), ‘부파불교 비불설 논쟁으로 본 불설의 의미’(황정일·동국대), ‘중국불교의 대승화 과정에 대한 이해의 한 측면’(석길암·동국대), ‘한국선의 정체성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김방룡·충남대)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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