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한 교구본사에서 2013년 야심차게 추진한 영어어린이법회, 채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이 법회는 사라졌다. 그 이유는 영어에 능통한 지도법사가 보직을 바꾸며 후임을 찾지 못하면서다.

2000년대 초반부터 불어온 영어조기교육의 열기는 불교계에까지 미쳤다. 영어법회를 비롯해 영문자타카암송대회 등 프로그램과 행사가 생겨났다. 불교영어도서관이 건립되고 각종 영어 서적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어린이영어포교의 현장은 최근에서야 불붙는 모양새다. 현장에서는 이를 지도하는 지도법사들에 대한 재교육 및 네트워킹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종립대에서 영어능력을 배양하는 과정을 개설하고 있지만 정작 일선 사찰에서는 영어 지도가 가능한 수준까지의 스님들을 찾기란 어렵다.

이런 와중에 일부 사찰에서는 영어교사 및 강사 등을 초빙하거나 원어민들을 활용해 영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어에 능통한 스님을 찾기 보다 주변에서 불교에 관심있는 재가자를 활용하자는 취지다.

바늘 가는 데 실 가듯이라는 말이 있다. 바늘과 실은 함께 있지 않으면 그 활용도가 급감한다. 불교계는 이들 지도자에 대한 네트워킹을 해야 할 때다. 불교계 영어지도법사들이 필요한 사찰에 제대로 결합될 때 어린이영어포교 또한 활성화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영어지도법사들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의 종단 차원 접근이 필요하다.

이제 시대는 변화했다. 단순히 신심에만 기대 사찰로 나오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영어교육과 함께 발전하는 어린이 포교의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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