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 “설정 스님 친자 아냐, 입양 부탁한 것”
친자소송 비롯해 심광사 전입신고 배경 밝혀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에게 제기된 은자 의혹과 관련해 딸로 지목된 전경 씨의 친모 김정 씨가 영상증언을 해 눈길을 끈다. 김 씨는 “PD수첩 방영 이후 자신 때문에 설정 스님이 피해를 본다는 걸 알게 돼 죄책감에 시달리다 논란이 허위임을 알리고자 나섰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524일 미국 현지에서 김 씨와 종단 관계자가 면담을 하며 촬영한 영상의 녹취를 풀어 공개했다. 해당 녹취는 57일 이뤄진 것이라고 조계종은 밝혔다.

녹취내용에 따르면 김 씨는 경북 모 사찰에 거주하던 중 피치 못할 상황으로 임신하게 됐다. 경이 설정 스님 친자는 아니다속가 가족과 수덕사(원담·설정 스님)와의 인연이 있어 설정 스님에게 입양을 부탁드렸다. 딸이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 입양가족과 저의 친가의 양육문제로 갈등이 발생해 가족관계 등이 엉망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설정 스님을 상대로 친자소송을 제기한 배경으로 양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양을 주선해주신 설정 스님에게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저를 보살펴준 김 모 보살님이 소송을 제기하면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줄 것이라고 강하게 조언하셔서 소를 제기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설정 스님이 암 수술을 위해 미국에 체류 중이라는 것과 한국에 돌아가면 도움을 주겠다는 말씀을 아버지를 통해 확인하고 소를 취하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심광사 전입신고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씨는 출가 후 은사스님과 뜻이 맞지 않아 계를 받기 전 고민 끝에 일본 유학을 준비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증빙서류 일환으로 사찰 이름과 주소가 들어간 주민등록등본이 필요해 부탁드렸다면서 다른 비구스님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심광사로 주소지를 옮겼다. 이후 1년 전후로 주소지를 다시 부모님 댁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김 씨는 “PD수첩을 본 후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고, 무엇보다도 그 아이는 물론 설정 스님께서 저로 인해 엄청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몇날 며칠을 괴로워했다그동안 잊고 지내온 설정 스님에 대한 저의 죄를,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씻고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 밝힌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끝으로 PD수첩 방영과 관련해 본인에 대한 사실관계의 진위 여부를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로 진실인 듯 보도하며 무차별적으로 인권을 무시한 처사에 황당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조계종은 김 씨와의 면담과정에서 김 씨가 속가 부모 집에 기자와 PD 등이 찾아와 따님 연락처를 알려주면 최소한 2억은 받아주겠다는 내용을 들었다고 증언함에 따라 사실로 확인되면 별도의 조치를 취할 것을 밝혔다. 아울러 다음 주 중 언론사 등을 대상으로 영상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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