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2년 부처님오신날이 머지않았다. 이미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는 석가모니 부처님 탄생을 찬탄하는 환희의 물결이 일고 있다. 또한 511~13일간 대한민국 문화1번지 종로 일대에서 펼쳐질 2018 연등회에서는 10만 개에 달하는 연등과 장엄등이 거리를 수놓고, 전 국민의 화합을 이끌 노랫말과 선율이 울려 퍼질 전망이다.

부처님오신날즈음 불자들은 으레 사찰을 찾아가 개인의 염원을 담은 메시지를 적어 등을 단다. 단순히 불보살의 가피를 바라는 이와 스스로 성취하기 위한 결심의 방편으로 삼는 이 모두 생각은 다르지만 자신만의 연등에 많은 것을 담는다. 이처럼 내 손으로 직접 등을 달았다면 이제는 내 마음의 등불을 밝힐 때다.

연등 불빛은 흔히 어리석음을 상징하는 무명(無明)을 걷어내는 지혜의 상징으로 표현된다. 그렇기에 연등은 곧 수행의 의미를 갖고, 불을 밝혀 어둠을 밀어내는 과정을 상구보리(上求菩提)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생명과 생명 간의 마음을 나누는 일이 하화중생(下化衆生)으로 거듭난다. 올해 연등회 표어인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가 바로 이 과정을 축약해 보여준다.

사회 전반적으로 마음치유와 수행에 대한 관심이 높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졌다곤 하지만 삶이 과거보다 더 팍팍해졌음을 의미한다. 부디 연등회를 이끄는 한국불교가 빈자일등(貧者一燈)의 정신을 사회에 보다 널리 전하길 바란다. 불자 개개인 모두 눈에 보이는 등만이 아닌 마음의 등불을 밝혀 어둠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웃에게 자비의 손길을 건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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