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 전국비구니회 스님 100여 명 선학원 방문

선학원 기원정사 창건주 설봉 스님이 3월 27일 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

여직원 성추행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의 사퇴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 기원정사 창건주 설봉 스님이 단식 7일만에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국비구니회 개입 의사 밝혀
선학원-조계종, 입장문 공방

설봉 스님은 327일 오후 430분경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스님의 끈질긴 설득 끝에 단식정진을 풀고 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설봉 스님은 목에 깁스를 하고, 황달증세를 보이는 등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머물던 스님과 재가불자들에 따르면 설봉 스님은 단식 중 건물 2층 밖으로 사다리를 설치하려는 선학원 상임감찰 스님들과 충돌이 있었다.

앞서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전국비구니회는 이날 열린 정기총회서 올해 사업과 50주년 기념행사 계획 등 다수의 안건을 문건으로 대체하고, 회장 육문 스님을 비롯한 100여 명의 비구니스님들이 선학원으로 향했다. 육문 스님은 선학원 측과 협의 후 설봉 스님을 만나기 위해 선학원 건물 2층으로 이동했다. 이 자리서 육문 스님은 설봉 스님을 30여분간 설득하며 병원에 갈 것을 호소했다.

건물 밖으로 나온 육문 스님은 설봉 스님에게 목숨부터 구하자고 했다. 그런데 스님은 그 자리에서 죽겠다고 말하며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결국 전국비구니회가 중재에 나서겠다고 설득한 끝에 병원에 가겠다고 답했다. 설봉 스님의 이 같은 의지를 대중이 잊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스님이 단식 중인 설봉 스님을 만나 병원에 갈 것을 호소하고 있다. 설봉 스님은 건강이 악화돼 누워 있어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전국비구니회가 선학원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것인지 묻는 질문에 육문 스님은 방법에 대해선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 싸우지 않고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와 함께 하루 전 선학원이 전국비구니회에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과 관련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설봉 스님이 단식 7일째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현장에서 시위 중인 대중도 철수함에 따라 긴박하게 돌아갔던 갈등상황은 잠시 일단락됐다. 다만 시위에 나선 대중은 다른 방법을 통해 문제해결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 모임총무 심원 스님은 “아직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전직 선학원 이사스님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의견 전달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선학원 범행단(단장 송운)은 기관지 <불교저널>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재단에 적대적인 조계종 기관지와 악의적인 보도를 일삼는 언론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저들(선미모)이 조계종의 사주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이라는 사실을 입증해 준다고 비판했다.

이에 조계종(총무원장 설정)은 즉각 반박 입장을 발표했다. 조계종은 대변인 금산 스님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허위주장으로 법진 이사장의 범계 행위와 허물을 덮어보려는 불순한 의도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 선학원은 종단의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을 명확하게 확인해 허위주장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며 선학원이 조계종의 종지종통을 봉대하고 여법하게 운영한다면 재산권과 운영권리권 등 법인 고유권한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전했다.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스님이 선학원 문제에 전국비구니회가 중재에 나설 것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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