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 스님의 불교핵심교리 설법/청화 스님 지음/상상출판 펴냄/1만4천원

현대 한국불교 선지식으로 추앙받는 청화 큰스님이 직접 불교 핵심교리를 설명한 책 <청화 스님의 불교핵심교리 설법>이 발간됐다. 이번 책은 스님이 생전에 직접 법문한 것을 원음 그대로 옮긴 것으로 쉽고 간결하게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됐다. 제 1부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와 제 2부 ‘사성제와 팔정도’, 제3부 ‘십이인연법’, 제 4부 ‘반야심경 설법’, 제 5부 ‘일승삼보’로 구성돼 있으며 부록으로 청화 큰스님의 스승인 금타 대화상의 ‘반야심경 약해’를 함께 수록했다.

제 1부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는 청화 큰스님이 2000년 8월 6일 곡성 성륜사 대웅전서 설법한 내용이다. 여기서 청화 스님은 수행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와 견지해야 할 방향에 대해 강조한다. 이 한 편의 법문에 불자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이 온전히 담겨 있다. “본래 참선이란 것은 우리 마음의 본 성품을 여의지 않는 것, 이것이 참다운 참선이란 말입니다. 화두를 의심하건 또는 화두를 의심하지 않건 또는 염불을 하건 염불을 하지 않건 그런 것은 그런 상은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 공부하는 마음 자세가 불심 자리를 안 여의면 그때는 다 참선이란 말입니다.”

사성제, 팔정도 등 불교핵심 교리 설명
2000년 8월 6일 성륜사서 설법한 내용
원음 그대로 옮겨… 쉽고 간결히 정리

스님은 여기서 더 나아가 가장 쉽고 빨리 성불할 수 있는 공부법으로 염불 참선을 말한다.

“가장 쉽고도 빨리 성불할 수 있는 그런 법이 무엇인가. 이것이 이른바 염불 공부란 말입니다. 우리의 관념이 잘못된 선입 관념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염불은 정도가 낮은 하근 중생이 하는 것이고 참선은 고급, 보다 차원이 높은 고도한 분들이 하지 않는가. 그러나 그런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용수 보살이란 제 2의 석가가 하필이면 그와 같이 차원 높고 분별 있는 말씀을 하셨겠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생각을 해보더라도 본래가 부처이기 때문에 우주 자체가 부처 아님이 없기 때문에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보다 더 높고 깊고 더 행복스러운 방법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내가 나의 본 이름을 외운다, 내 생명의 본래 이름을 외우는 것이고 또는 우주의 이름이란 말입니다. 우주의, 또는 그 이름 자체가 모든 공덕을 모두 원만히 갖추고 있습니다. 무생청정보주명호(無生淸淨寶珠名號)라. 따라서 우리 불자님들, 참선을 한다 하더라도 그 자리, 그 자리에서 우리 마음이 근본성품을 여의지 않으면 염불을 해도 그것이 바로 참다운 염불참선입니다.”

청화 스님은 이어 가장 쉬운 공부법인 염불선을 통해 진정한 수행을 계속할 것을 불자들에게 당부한다. “금생에 닦아서 아까 제가 말씀드린 바와 같이 삼매라, 삼매 가운데도 제일 쉬운 삼매가 염불삼매입니다. 염불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가운데 우리가 삼매에 들어가 버린단 말입니다. 우리 불자님들, 삼매에 한번 들어가 보십시오. 얼마나 좋은가 말입니다. 우리가 어디가 몸이 아프다 합시다. 몸이 아프다가도 염불삼매에 척 들어서 우리 마음이, 마음이나 몸이나 훨씬 더 가벼워지고 또는 앞에 부처님의 한도 끝도 없는 광명을 도인이 채 못 되어도 분명히 볼 수 가 있습니다. 그런 광명을 본다고 생각할 때에 어디가 몸이 아프더라도 그냥 즉시에 나아 버립니다.

우리 중생은 부처님 법만 따르면 천하에 살기가 참 제일 쉬울 것인데 우리가 어째서 하필이면 부처님 법을 안 따르고 세속에서 조금 배운 것 가지고서 그것만 좋다고 따른단 말입니다.”

청화 스님은 이어 사성제와 팔정도, 십이인연법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삼보는 모두 아는 바와 같이 불보(佛寶), 법보(法寶), 승보(僧寶) 아닙니까.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보배가 삼보인데, 그 가운데서 법보를 얘기하고자 합니다. 법보는 사제, 팔정도, 십이인연법, 육바라밀 법문을 위주로 해서 일체 경전의 법문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불교인들은 비록 어려운 것은 좀 모른다 하더라도, 물론 쉬운 것 가운데도 어려운 것이 들어 있지만, 우선 사제, 팔정도, 십이인연법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또한 사성제와 관련해서는 “고집멸도(苦集滅道) 사제 가운데서 중요한 것은 무어라 해도 도제(道諦) 즉 말하면 도(道)입니다. 이것이 멸(滅)에 이르는 길 아닙니까. 본래 생사가 없다 하더라도 역시 우리는 번뇌의 습기(習氣)가 있는지라 마땅히 우리는 도를 닦아야만 비로소 열반에 이르는 것입니다. 닦되 역시 아까 말한 바와 같이 상을 두고 닦을 것이 아니라, 상을 두지 않고 무위법으로 닦아야 합니다. 우리가 상을 두면 무위법이라 할 수 없습니다. 계행을 지킨다 하더라도 상을 두면 유위법이고 상을 두지 않으면 무위법입니다. 물론 우리는 저절로 상이 안 나올 수 없습니다만, 상이 없다는 확신을 자꾸만 가져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청화 스님은 <반야심경>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한다.

“부처님 경전은 무슨 경(經)이든 소중하지 않은 경이 없습니다만 <반야심경>은 가장 짧은 동시에 불교의 모든 철학을 거기에 함장하고 있습니다. 이 짧은 시간에 <반야심경>을 전부 다 풀이할 수는 없습니다. 우주에는 불성만 있는 것입니다. 중생은 그걸 못 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것을 많이 외운다 하더라도 그냥 외우기만 해서는 별로 공덕이 없습니다. 우리 관념상 천지우주는 텅 비어 있는데 다만 불성만이 충만해 있구나라고 이와 같이 느끼면서 관세음보살님이나 아미타불이나 외셔야 합니다. 참말로 있는 실상은 방금 말마따나 텅 비어서, 우리가 보는 것은 비어 있는 것인데 다만 허무하게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비어 있는 실상 그것은 청정미묘한 부처님 광명이라는 말입니다. 참말로 우리가 그런 광명, 부처님의 불성과 하나가 돼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빠른 공부 법인 것이고, 그렇게 한다면 그때는 자기 스스로도 머리도 맑아지고, 몸도 가벼워지고, 더 예뻐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공부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