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의 광풍으로 인해 새로운 증후군들이 확대ㆍ재생산되고 있다.

먼저 ‘포모 증후군(FOMO, fear of missing out)’의 경우를 보면, ‘유행에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는’ 고립공포 경향성이 진폭 큰 변동장세와 맞물려 태풍급으로 진화하여 코인 분야의 포모증후군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번 흐름에 타지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대되어 서로 사거나 팔면서 더 큰 가격 변동을 이루어낸 것이다.

가상화폐 증후군 확대일로
마음 흔드는 격랑·바람 같아

서산 스님 <선가귀감>서
8가지 마음 경계 주의 전해
세상 보는 ‘삼법인’ 알아야

기술 변화 관심만큼 자신 살펴
바람에 흔들리는 마음 잡고
증후군 파도 건너 정상 삶 살자

‘코인우울증’의 경우는 가상화폐 열풍으로 손쉽게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소식을 접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증가하여 우울감이 증폭되면서 나타난 증상이다.

“나는 하루 종일 일해도 빠듯하게 사는데 누구는 비트코인으로 하루 만에 몇 백, 몇 천을 벌다니…”

이런 생각은 질투심과 허탈감을 동반하고 마음을 몸살나게 한다. 서산 스님은 <선가귀감>을 통해 마음을 흔드는 8가지 바람을 일러주고 있다. 8가지 경계가 나타나면 조심하라는 것이다.

조심해야할 첫 번째 바람은 ‘이(利)’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 싶으면 마음에 바람이 든다는 것이다. 투자할 때는 이익을 보려는 마음이 앞선다. 그런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또한 손해를 보게 되면 견딜 수가 없다. 이를 ‘쇠(衰)’라고 하고 ‘쇠망’이라고도 한다. 이 때도 마음은 바람을 맞는다.

변동 폭이 크게 되면 바람의 세기와 함께 마음의 진폭도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자기 안에 다양한 자아들이 등장하여 서로 다투고 욕하고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본 모습을 잃어 간다. 그러다 보면 진흙탕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껍데기만 남게 된다.

세상을 바로 보게 하는 눈인 삼법인의 첫 번째는 ‘모든 것은 변한다’이다. 세상의 변화를 읽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 흐름에 올라타는 것이 진정한 흐름의 선구자이다. 새로운 블록체인의 기술의 중요성은 투자와 관심의 확대로 증명되고 있다. 그런 변화와 함께할 때 많은 환호와 격려가 동반된다.

삼법인의 두 번째는 ‘모든 것은 고통이다’이다.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변화의 뒤만 쫓다보면 허망한 결과로 마음만 상하게 된다.

남이 한다고 따라 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자기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이런 고통이 왜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지 알게 되면 해결책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광풍에 휩쓸려도 알아차리면 멈출 수 있게 되고 멈추면 새로운 길이 보여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통증은 문제되는 부위를 알려주는 무의식의 선물이고 통증의 진정한 의미는 ‘나의 지금 상태’를 확인하는데 있다고 한다. 지금 아프다면 지금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나침반으로 쓰면 되고 이를 기반으로 다음 단계를 지혜롭게 준비하면 된다.

삼법인의 세 번째는 ‘모든 것은 고정된 실체가 없다’이다. 화폐의 개념을 포함한 모든 개념은 고정된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보게 되면 새롭게 정의되는 어떤 개념에도 넋을 잃을 일이 없게 된다. 오히려 모든 것을 다시 보는 ‘낯설게 하기’로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게 된다. 새롭지 않은 순간은 단 한 번도 없기에 이제는 정체를 직시하고 중심에서 외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30용 황금 동아줄이 따로 있을 것이라는 파격은 가상의 허공 꽃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법의 표식이다. 법의 표식은 바람에 흔들이는 마음을 오뚜기처럼 세워 모든 세상의 증후군 파도를 건너 우리 삶을 정상적으로 기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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